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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만으론 어림없어' 은행권 '열린 채용'

블라인드 면접, 통섭형 인재 선발 등 '채용 진화'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9.03 1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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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신입 행원을 본격 채용하면서 이른바 ‘스펙’은 물론 학력이나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 등 파격 인사에 나서고 있다. 지역할당제와 고졸 채용 등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도 늘린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105560), 우리은행(053000) 등 국내 시중은행들이 이달부터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을 시작한다.

올 하반기 100여명을 채용하는 국민은행은 ‘스펙’을 선발 기준으로 삼지 않기로 했다. 입사지원서에 자격증·봉사활동·학점 등 획일적인 스펙보다는 실질적인 인성과 소양 위주의 평가에 중점을 두고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통섭형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인문분야 인기 도서를 미리 알려주고 면접은 심층적인 질의와 토론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그룹 차원에서 330명을 채용할 계획인 우리금융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계열사별 복수지원을 허용해 우수인력을 최대한 채용할 계획이다. 또 채용과정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블라인드 면접’ 방식을 도입했다.

이 면접 방식은 면접관들이 지원자의 출신 대학이나 전공 등 일체의 이력사항을 모르는 상태로 면접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면접위원의 사전 선발과 교육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하나금융그룹의 두 자회사 하나은행(086790)과 외환은행(004940)은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상반기 수준으로 각각 100~150명, 100명 정도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말부터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을 시작했다. 기업은행 역시 학력과 나이 등 지원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모토로 제시했다. 지역할당제를 통해 채용인원의 30%를 지방 출신으로 뽑고 장애인과 보훈대상자 등 소외계층 채용 쿼터제를 적용한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채용을 다각도로 진화시키고 있는 반면 국내 대표 외국계 그룹이자 은행권 지원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은행인 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하반기 채용 계획이 아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C은행은 지난해부터, 씨티은행은 올 상반기부터 대학 졸업자 이상 대상의 정규 공채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