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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놀란 한국건설] ③SK건설…아파트 36층만한 증류탑 '최초'를 짓다

플랜트·석유화학 분야 세계가 인정 '최초' 수식어도

박지영 기자 기자  2012.09.03 09: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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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높이 아파트 36층(93.3미터)·무게 45인승 대형버스 114대(1261톤)·제작기간 14개월….

SK건설 정유 증류탑은 엄청난 덩치로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덩치가 큰 만큼 운송에도 애를 먹기 마련. 증류탑을 한국 울산항에서 1만1100킬로미터(km) 떨어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항까지 실어나르는 데 드는 비용만 210만달러(약 23억원)나 들어간다.

운송시간도 만만찮다. 울산시 온산읍에서 제작된 증류탑을 고작 10km 떨어진 울산항까지 옮기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린다. 울산항에 도착한 증류탑을 네덜란드 국적선으로 옮겨 싣는데도 또 한나절.

그렇다고 아무 선박이나 이용할 수도 없다. 1800톤급 크레인 2개가 장착된 1만5000톤급 배가 필요하다. 이 크레인이 설치된 선박은 세계를 통틀어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며, 1년 전 미리 예약을 해야만 선적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 전언이다. 설치 과정도 2~3주나 걸린다.

   
세계 최대 증류탑 운송 모습(좌), 주롱 아로마틱 콤플렉스 프로젝트 조감도(우).
크래인 임대비용도 쌔다. 증류탑을 세우는 데만 59만달러(한화 약 6억3000만원)나 든다. 처리용량 역시 세계 신기록감이다. 하루 생산용량이 40만배럴로 전세계 정유공장 증류탑을 통틀어 단연 최고다.

SK건설 관계자는 “현재까지 단일 증류탑으로는 20만배럴 이상의 용량을 처리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그러나 이 증류탑은 5일만 돌려도 우리나라 하루 석유소비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만큼 순수 한국기술로 만들어진 SK건설 증류탑은 계약 전부터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 플랜트 역사상 최대 크기와 처리용량을 자랑하는 기념비적 구조물인 탓이다. 이 증류탑은 일반 증류탑 보다 2배 가까이 크다.

SK건설의 플랜트 분야 기술은 이미 세계가 인정했다. 영국의 세계적 금융전문지 프로젝트 파이낸스 인터내셔널은 ‘2011년 올해의 프로젝트’ 석유화학 부문에 SK건설이 지은 싱가포르 주롱 아로마틱 콤플렉스를 선정한 바 있다.

당시 프로젝트 파이낸스 인터내셔널은 주롱 아로마틱 콤플렉스 사업의 안정성과 경쟁력 높은 프로젝트 금융구조, 역량 큰 사업주체 참여 등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주롱 아로마틱 콤플렉스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주롱섬 석유화학 단지내 55만 제곱미터(㎡) 부지에 대규모 아로마틱 공장을 짓는 공사로, 이 공장은 오는 2014년부터 연간 390만톤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SK건설은 ‘최대’ 수식어가 유독 많이 따라다니는 건설사 중 하나다. SK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시공 중인 킹 압둘라 연구센터 주거복합 고급빌라단지는 최근 미국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LEED)에서 리드홈 실버등급 인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