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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놀란 한국건설] ②쌍용건설…'명품명가'에 세기의 건축가들 '러브콜'

전세계 통틀어 가장 수행 어려운 프로젝트…'명품 제조사' 인정

박지영 기자 기자  2012.09.03 09: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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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집어치워라.”

전 세계 60개국서 카지노 리조트사업을 하고 있는 셀던 아델슨 샌즈그룹 회장이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설계도면을 보고 처음 내뱉은 말이었다. 세계적 건축가 모쉐 사프디에게 호텔 설계를 부탁했더니 현실성 없는 도면을 가져온 데 화가 난 것이었다.

쌍용건설의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건설 스토리는 이젠 웬만한 사람들도 알지만, 들어도 들어도 지겹지 않다. 오히려 신이 난다. 세계 어느 건설사도 엄두내지 못하는 전무후무한 작품이 우리 건설 명장들의 손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사프디가 제안한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설계안은 두 장의 카드가 서로 기대어 서있는 듯한 3개의 건물과 이들을 잇는 거대한 배 모양의 스카이파크를 옥상에 올려놓은 모습이었다.

   
세계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프로젝트로 꼽히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은 흔히 피사의 사탑과 비견된다. 피사의 사탑 기울기가 5.5도인 반면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최고 기울기는 10배(52도)에 가깝다. 배 모양의 스카이파크 역시 난관이었다. 축구장 3배 크기의 면적(1만2408㎡)에 중형 승용차 4300대에 달하는 6만톤 무게를 지상 200m 높이까지 끌어올려야 했다. 호텔은 지하 3층~지상 57층 3개동 총 2561실 규모로 연면적은 63빌딩 2배에 달한다.

세계서 내노라하는 건설사들도 설계도면을 본 뒤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전 세계서 가장 짓기 어려운 프로젝트”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런 와중에 쌍용건설이 선뜻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27개월 공사기간도 맞출 수 있다고도 했다. 이후 쌍용건설은 이 약속을 오롯이 지켜냈다.

‘세계의 거장’ 사프디가 지난해 방한한 이유도 쌍용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사프디는 “통상 복잡한 설계를 마친 후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반복해 설계를 수정하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며 “내가 5년 전 꿈꾸며 설계했던 모든 것이 눈앞에서 벌어졌다”고 회상했다.

쌍용건설이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은 하부구조를 안정시키는 독창적 시공법(경사구조물 공법)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쌍용건설은 60cm 두께의 내력벽에 포스트텐션을 설치해 내부에서 와이어를 끌어당겨 건물의 기울어짐을 방지하는 방법을 택했다.

완공된 지 2년이 지난 이 호텔이 아직까지 회자되는 건 여전히 ‘21세기 건축의 기적’이며 ‘현존하는 건축물 중 최고 난이도 공사’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올 5월 치러진 건설대상에서 쌍용건설을 건설생산성 대상부문 최고등급인 플래티넘과 골드에 선정했다. 

고난도 기술력을 앞세워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을 완공한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정부의 마음을 확 사로잡았다.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고속도로 482공구를 단독 수주하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오는 2013년 6월 완공될 예정인 이 공사는 2008년 국내 건설사가 해외서 수주한 토목공사 중 단일 최대규모(약 8200억원)를 자랑한다. 

 싱가포르를 넘어 동남아시아에서도 쌍용건설의 위상은 드높다. 특히 자타공인 세계적 건축가들 사이서 쌍용건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실제 쌍용건설은 지난해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최고번화가인 쿠알라룸푸르와 신흥번화가 다만사라 하이츠에 들어설 초호화 서비스드 아파트 2동을 지어달라는 것이었다.  

이 밖에 쌍용건설은 지난해 베트남 리비에라 콘도미니엄을 비롯해 싱가포르 베독 복합개발사업, 아프리카 적도기니 대통령 영빈관 몽고모 리더스 클럽 등 굵직한 공사를 연이어 수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