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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골든브릿지증권 파업, 끝나지 않는 이유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9.03 08: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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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4월 시작된 골든브릿지증권 노조 파업은 무더운 여름을 지나 입추가 지나도록 그칠 줄 모르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처음 파업을 선언했을 당시, 이렇게 길어질 것이라고 예상이나 했을까요. 골든브릿지증권의 노조 파업은 벌써 130일을 훌쩍 넘겼습니다. 

금융업계, 그중에서도 증권사 파업은 극히 드뭅니다. 특히 증권사 장기 파업은 그 예를 꼽기 어려울 만큼 극히 희박한데요. 증권사 노조의 최장기 파업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지난 2005년 동원증권과의 합병을 반대하며 139일 동안 부분 파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증권사 노사 갈등이 웬만하면 극단으로까지 가지 않는 배경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노사 갈등으로 인해 겪게 되는 피해가 너무나도 크다는 점을 서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사측의 경우 회사 신뢰도 문제와 함께 고급 인력을 쉽게 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노조의 경우 ‘배운 사람’, ‘고액 연봉자’라는 비난을 대중으로부터 받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노사 갈등은 이내 풀리곤 했었죠.

그러나 이번 골든브릿지 사태의 경우는 조금 달라 보입니다. 파업이 여섯 달째로 접어 들었지만 서로에 대핸 공방과 비난 열기가 식을 줄 모릅니다. 

노조는 전일 ‘부당경영과 배임행위, 노동탄압을 자행하는 골든브릿지금융그룹 이상준 회장 검찰고발 기자회견’을 갖고 이상준 회장과 남궁정 사장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거래소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 없어 검찰 수사결과 등 확인 사실이 있을 경우 재공시하겠다”고 일단 밝혔습니다.

그동안 노조 측은 경영진의 각종 비리와 부당 지원 등에 대한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었는데요. 다만 “최악의 상황에 내놓겠다”며 경영진의 검찰 고발은 잠정 보류한 상태였습니다. 노조의 이번 고발은 ‘갈 때까지 갔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사측의 반응이 묻기 위해 인사팀으로 전화를 걸어봤는데요. 골든브릿지 수석은 “모르겠다”며 계속 오리발입니다. 그러나 마음이 조급했는지 돌연 입장을 바꿔 “노조는 근거 없는 고발행위에 대해 응분의 법적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사의 갈등이 극단으로까지 간 것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파업이라는 게 원래 그렇지만, 감정이 상해서 일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노조는 지난 8월17일 골든브릿지가 고용한 용역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전주 2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골든브릿지 수석은 “저는 언론 담당자가 누군지 모르고, 관련 내용에 대해 모르니 전화하지 말라”며 돌연 화를 내며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있으며 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해서 물어보세요”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더군요.

양측의 감정이 상할 대로 상했다는 점, 서로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할 텐데요. 골든브릿지증권의 1분기(4~6월) 당기순이익은 7억8000만원 적자였으며, 영업이익도 지난해 20억6000만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 2억5400만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골든브릿지증권의 노조 갈등에 결국 서로 아끼고 지켜려는 회사가 어려움에 빠지게 된 셈인데요. 최장기 파업 증권사 기록을 깨기 전에 사측과 노조의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증권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