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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상반기 투자·고용…'빛 좋은 개살구'

투자·고용 공격경영 했지만, 비정규직 등 고용의 질 후퇴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9.02 11: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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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도 올해 상반기 국내 10대그룹은 투자와 고용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채용부분에서는 비정규직 규모가 크게 늘어 전체적인 고용의 질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순위 10대그룹의 83개 상장사(금융사 제외)가 올해 상반기 40조69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원 이상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그룹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55만7195명을 채용해 전년 동기 대비 1만6000여명 가량 직원 수를 늘렸다.

그러나 10대그룹 중 삼성과 현대차를 뺀 나머지 8개 그룹사가 모두 순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낸 가운데 비정규직 채용 규모는 작년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표면적으로는 공격적인 경영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인력 수급 면에서는 몸을 사렸다는 얘기다.

일례로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 603명의 비정규직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1506명을 비정규직으로 뽑았다. 삼성도 올해 상반기 비정규직 채용 규모가 7508명을 기록해 역시 작년보다 1000명 정도 늘었다.

이런 가운데 10대그룹 83개 상장사의 총 투자액은 40조69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조3200억원(15.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연구개발(R&D) 투자는 11조4600억원으로 11.6% 늘었으며 시설투자도 29조2200억원을 기록해 1년 만에 16.5% 늘었다. 삼성은 지난해 동기보다 3조5200억원 증가한 21조5800억원을 투자해 10대그룹 전체 투자규모의 절반을 웃돌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19조73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체의 64.6%에 달했다.  이어서 LG그룹이 작년대비 9.4% 증가한 7조4300억원을 투자, 2위를 기록했다. SK, 현대차는 각각 5조원, 4조100억원의 투자규모를 기록, 각각 9%, 21% 늘었다.

반면 10대그룹 중 유일하게 적자폭이 확대된 한진은 6300억원을 투자하는데 그쳐 지난해보다 38.2% 쪼그라들었다. GS도 1900억원을 투자하는데 그쳤으며 현대중공업 역시 시설투자를 줄이면서 투자규모가 1700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10대그룹 전체 순이익은 21조6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0.2% 늘었다. 삼성의 순이익이 9조5000억원으로 48.3% 급증했고 7조2000억원의 이익을 거둔 현대차도 19.7%의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GS와 현대중공업은 순이익이 각각 3000억원, 8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특히 한진은 지난해 3000억원이었던 순손실이 올해 7000억원을 불어나 적자폭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