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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개인투자자의 필승 무기는 '주도권'

유진투자증권 박정렬 대구지점장 기자  2012.09.02 10: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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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식투자가 ‘총, 칼 없는 전쟁’과 같다는 말은 익숙하다 못해 진부하다. 그럼에도 매번 이 말을 되씹어보는 것은 그 전쟁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 혹은 자세가 생사가 걸린 치열한 군인 보다는 도박판에 생각 없이 끼어드는 어리바리한 촌부 같기 때문이다.

절해고도(絶海孤島)에서 홀로 살지 않는 이상 인간은 무언가 얻기 위해 항상 협상이나 흥정을 해야 한다. 협사오가 흥정은 이에 응하는 상대가 있음을 전제로 한다. 밀고 당기기, 일명 ‘밀당’을 잘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로 보면 전쟁은 굉장히 과격한 형태의 흥정이고 주식투자 역시 협상과 흥정으로 이뤄지는 극적인 거래다.

협상, 대화, 투자, 전쟁 등 상대가 있는 모든 인간 활동에는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첫 원칙이 있다. 병법의 대가 손자는 이를 ‘주도권을 쥐고 잃지 않는 것’으로 정의했다.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는 것은 싸움을 자신의 의중대로 끌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동서고금 수많은 장군들이 전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이 바로 이 주도권 확보와 유지였고 방법론은 다름 아닌 각종 전술로 구체화됐다. 전쟁에서 주도권을 잃는 것은 곧 패배다.

333척에 달하는 왜군 전함이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13척의 조선수군을 치기 위해 의기양양하게 울돌목에 들어선 바로 그 순간, 주도권은 이순신 장군에게 넘어온 셈이며 역사는 이 전투를 ‘명량대첩’이라고 부른다. 명량대첩의 괴멸적 패배 이후 왜군은 스스로 도발한 전장(임진왜란)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모두 주도권을 뺏긴 탓이다. 

주도권은 면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마구잡이로 좌충우돌하거나 상대의 전술에 말려들어가는 경우에 뺏기게 된다. 주도권을 얻거나 한 번 잡은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강점은 더욱 강하게, 단점은 최대한 보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식시장이라는 전쟁터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 역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시장에서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장점은 다름아닌 능동적인 참여 결정권과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 규모다.

개인투자자들은 스스로 시장 참여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 대단한 특장점이다. 다음 주 장세가 오락가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개인은 언제든 쉬어갈 수 있다. 결정권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쉬어가는 것도 투자’라는 격언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절대적인 비교우위다.

   
 
또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규모는 재빠른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 투자규모가 클 경우 매매에서 굼뜰 수밖에 없다.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상황에서 적은 투자규모가 반드시 불리하지 않은 이유다.

강조하지만 전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위를 가진 부문을 강화하고 열세인 부분은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최종 승리의 절대적 요건이다.

유진투자증권 박정렬 대구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