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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롯데칠성음료 '백두산 생수' 공장의 물맛 비결은…

백두산 개발제한구역 내 유일한 생수공장, 주변 환경만 봐도 '믿음'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8.30 12: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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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반도를 지난 태풍 볼라벤이 중국을 훑고 지나간 28일, 중국 길림성 장백현 시내에서 외곽으로 10분쯤 달렸을까. 2차선 도로 옆으로 우뚝 솟은 산들이 마치 협곡을 연상케 했다. 웅장함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오른편에 짙은 회색 건물 2동이 시야에 들어왔다. 바로 천지에서 가장 가까운 생수공장인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 공장이다.

현장에는 공장 1개동과 창고동 1개동, 총 2개동 건물이 5000평 부지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공장 바로 뒤편에는 압록강 지류가 세차게 흐르고 있었고 강 너머와 공장 앞쪽에는 거대한 산이 백두산 자락의 위용을 자랑했다.

◆백두산과 35km 거리…천지와 가장 가까운 수원지

공장 내 생수 생산시설을 둘러보기도 전에 공장 주변 환경 만으로도 얼마나 깨끗한 물이 나올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였다.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 조재호 공장장은 "교통편 등 주변 인프라가 열악하지만 수원지 하나만 보고 공장 부지를 결정했다"며 수질을 장담했다.

   
조재호 공장장이 '백두산 하늘샘' 생산공정을 체크하고 있다.
조 공장장이 수질을 호언장담한 이유가 있었다.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 공장이 위치한 길림성 백산시 장백조선족자치현 마록구진은 백두산에서 35km 거리에 불과하다. 원래 중국 정부가 백두산에서 반경 40km까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개발을 금지하고 있지만, 장백현에 생수공장이 없어 유일하게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기존 생수업체 홍운창 인수)가 생수공장으로 허가받았다. 

공장과 창고동 앞에는 각각 컨테이너박스 같은 네모난 시설이 세워져 있었다. 바로 취수시설이란다. 공장동 앞의 1호정에서는 30m 깊이에서 하루 300톤의 물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창고동 앞의 2호정은 47~50m 깊이에서 일 650톤 취수를 목표로 현재 개발 중이다.

못해도 백여미터 깊이는 돼야 질 좋은 물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오산이었다.
 
조 공장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깊이가 깊은 곳의 물일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아니다"며 "여기 취수정은 50m까지 내려가지 않고 20~30m 깊이에서 현무암층이 나와 원하는 수질의 취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생산 설비에도 제품과 동일한 물을?

이렇게 취수된 물은 '백두산 하늘샘'으로 만들어진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 그 생산공정을 따라가 봤다.

'백두산 하늘샘' 생산공정은 크게 취수→여과(필터링)→UV살균→페트병 성형→라벨링→주입→포장 단계를 거치고 있었다.

   
높은 산과 압록강 지류를 등지고 있는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 공장. 왼편이 생산동이고 오른편이 창고동이다.
취수정의 물은 4단계의 크기별 필터를 거쳐 여과된다. 여과된 물이 UV를 통과하며 살균되는 동안 열을 가해 성형(모양잡음)한 페트병이 세척된다. 라벨링된 페트병에 살균된 물을 주입하며 물이 주입된 페트병은 포장단계를 지나며 완제품이 된다.

현재 1호정에서는 하루 300톤의 물을 끌어올리지만, 실제 제품에 사용되는 물은 절반 정도다. 생산설비 세척과 페트병 세척 등 생산공정에서도 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동일한 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른 물을 조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이왕 좋은 수질의 물을 생산하는데 생산공정에서도 동일한 물을 쓰자는 취지에서다. 

이렇게 생산된 '백두산 하늘샘'은 천연 광천수를 표방하는 만큼 각종 미네랄 함량을 자랑한다. 칼슘, 마그네슘을 비롯해 규산, 규소 등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미네랄도 함유하고 있다. 항동맥경화, 노화억제,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규산은 중국 내 광천수 구분 잣대로, '백두산 하늘샘'이 기존 국내 생수와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백두산 하늘샘' 생산과정.
이미 현지에서는 '백두산 하늘샘' 제품 품질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있다. 장백현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백두산 하늘샘'이 규산 함량이 높은 것이 입소문을 타며 시범생산 물량이 동이 났다는 후문이다. 

한편,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 공장에서는 현재 550ml 용량만 생산하고 있으나 1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축하고 생산설비를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1.5~2L 대용량 제품까지 생산, 내년 2월에는 연간 총 생산능력 8만3000톤(매출 기준 520억원) 규모를 갖춘다는 목표다. 

◆국내에선 '삼다수' 잡고․중국에선 '롯데' 인지도 높이고

'백두산 하늘샘'은 오는 10월3일 국내에서 시범판매에 돌입한다. 초기 물량 3000~4000박스를 세븐일레븐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시범판매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피며 향후 마케팅 방안을 고민할 방침이다.

이후 2013년 3월에는 국내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출시 첫해 1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수년 내 국내 생수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있는 농심 '삼다수'를 따라잡을 계획이다.

아울러 같은 시기 중국 생수시장에도 진출한다. 롯데칠성음료의 중국 자회사인 롯데화방음료를 통해 중국 전역에서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조 공장장은 "중국 생수시장은 지난해 기준 7조55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이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아직까지 미미한 중국시장 내 롯데칠성음료의 인지도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