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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는 곧 이사회의장… 언제부터 상식이었지?"

이마저 금융기관·공기업 등 당국 등쌀에 '눈 가리고 아웅'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8.30 11: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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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대부분이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 이사회의 감시 기능이 무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는 곳은 전체 710개 상장사 중 2.5%에 그쳤다.

그나마 양자를 분리한 기업들도 금융기관, 공기업 등 기업평가에 해당 항목이 반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사실상 이사회의 독립성을 인정한 상장사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30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최근 연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710개 가운데 대표이사가 이사회 수장을 동시에 맡은 기업은 전체의 91.4%인 649개였다. 이 가운데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대표이사 휘하에 있는 내부이사가 의장인 곳은 6.1%(43개)인 반면 외부 인사인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은 곳은 2.5%, 18개 기업에 그쳤다. 이나마도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KB금융 등 금융기관이 대부분이며 공기업과 일부 민영화된 공기업들이 규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분리한 경우가 많았다.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순수한 의미로 분리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일례로 금융지주의 경우 전국은행연합회의 ‘은행 등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라 양자 분리선임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당국의 경영실태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대신증권,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LIG손해보험 등 4곳은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 분리여부가 경영실태 평가 항목 중 하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방문옥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가 대표이사 또는 실질적인 의사 결정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CEO와 이사회의장을 분리해야 이사회의 기본적인 감시기능이 제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ISS(기관투자자주주서비스)에 따르면 미국 S&P1500 구성 종목 가운데 CEO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한 기업은 지난해 46%였으며 이 가운데 과반수 이상인 53%는 독립된 사외 이사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