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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신용등급 상향에 바뀐 '외국인 스타일'

앞서 8차례서 주식보다 원화채권 보유량 늘려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8.29 08: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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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과 관련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채권 비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이달을 포함해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 S&P, 피치 등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올린 것은 총 9번이다. 이 가운데 가장 최근을 제외한 8차례 등급조정 이후 외국인들은 단기간에 걸쳐 외화채권 보유액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움직임은 미미했다.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채권시장 내 외국인 투자심리에는 호재지만 증시에서는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 신용등급이 높아진 앞서 8번 사례에서 신용등급이 조정된 달과 다음 달 사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잔고는 평균 9.9% 늘었다. 이후 3개월 뒤에는 외국인 보유 잔고는 평귱 30.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지난 2007년 7월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높였을 때 같을 달 초 외국인 채권 보유 잔고는 총 9조6249억원이었다. 이어 다음 달 초 14조814억원으로 46.3% 급증했으며 석 달 뒤인 그해 10월 초에는 21조7656억원으로 2배 이상 크게 늘었다.

우리투자증권 신환종 연구원은 “대외 신용도 개선은 추가적인 유로존 이슈와 미국경기 둔화 등 대외악재에 대한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물 외화채권 뿐 아니라 원화채권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 4월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번 상향조정 역시 예고된 행보였다는 점에서 추세적인 금리 강세 등 급격한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B투자증권 김수영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원화와 국채금리 하락을 불러왔다”면서도 “최근 정부가 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원화가치가 레벨다운(level-down)된 점과 채권시장 저금리 지속 상황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투자심리 개선 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부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추가적인 등급 상향조정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시장 매수가 시차를 두고 천천히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8차례 신용등급 조정일로부터 3개월 동안 코스피가 상승한 경우는 절반인 4번에 그쳤다. 상승률도 1.2%에 불과했으며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내 외국인 비중은 평균 7.6% 줄었다. 28일에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하루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며 1400억원 가까이 현물을 팔아치웠다.

김효진 연구원은 “과거 신용등급 조정 약 1개월 전부터 외국인은 공격적으로 한국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 강세를 이끄는 흐름을 보였다”며 “하지만 등급 상향 이후에는 매수 강도가 둔화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외국인 포지션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이번 등급 상향으로 지수의 하방경직성이 확보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조정 시 매수 기회로 활용해 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디스는 27일(현지시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1’에서 ‘Aa3’로 높이고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우리나라 6개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을 Aa3로 상향조정했다. 앞서 지난 4월2일 무디스는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이면서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