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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자형 위기고조… '지갑 닫기' 현실로

국내 경기 ‘상저하저’ 현실화…전문가들 본격 침체기 예고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8.28 10: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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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경제가 상저하저(上底下低)의 모습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는 유럽 재정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고 글로벌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여건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대규모 가계부채와 부동산 침체 등으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수요 부진으로 기업들의 투자유인도 감소해 당분간 내수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향 조정치도 달성 어려울듯

실제로 경제전문가 상당수가 한국 경제에 대해 장기 침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민간 및 국책연구소, 학계 및 금융기관의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하반기 경제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3명 중 32명(74.4%)이 한국 경제의 L자형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최근 한국은행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지만(한국은행 3.5%→3.0%, 정부 3.7%→3.3%), 경제전문가 대부분은 하향 조정한 전망치도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경제전문가의 81.4%는 올해 한국경제가 3.0% 성장률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응답하고 한국은행의 전망치보다 낮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해 2%대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유럽재정위기 확산(76.8%)과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20.9%), 미국 경기회복세 둔화(2.3%) 등의 순으로 꼽았다.

◆소비심리 ‘꽁꽁’…소비자들 지갑 더 닫을 채비

   
유로존 위기 장기화 등의 여파로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소비심리가 3개월 연속 얼어붙었다.
국내 소비자들의 경제전망 역시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석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더니 결국 기준치를 밑돌았다.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 전망은 더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8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9를 기록해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CSI가 100 이상이면 소비자 심리가 낙관적, 100 미만이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경제상황에 대한 비관적 심리는 가계의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수출둔화와 내수침체 심화, 부동산 자산 가치 하락 등의 여파로 가계의 지갑이 얇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심리를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 CSI는 87로 전월과 같았지만 생활형편전망 CSI는 92로 1포인트 줄었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94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고, 소비지출전망 CSI는 1포인트 상승한 107로 나타났다. 결국 소득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써야할 돈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