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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세계 3위 태양광 셀 회사로 도약

獨 큐셀 인수…김승연 회장 부재, 추가 협상 어려움 예상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8.27 18: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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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화그룹은 26일(현지시각) 독일에서 한화케미칼 자회사인 한화솔라독일을 통해 세계적 태양광 전문회사인 독일 큐셀社와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계약은 29일 독일 현지에서 큐셀社의 채권단이 승인하면 최종 확정된다.

한화그룹이 보쉬(독일)와 트리나솔라(중국)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물리치고 큐셀(Q-Cells)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3위의 태양광 회사로 도약하게 됐다. 그러나 태양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온 한화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인해 큐셀 인수에 따른 성공적인 시너지 창출 및 추가투자를 위해서는 상당한 어려움도 예상된다.

◆김회장의 신념,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인수

한화그룹은 이번 자산양수도 계약으로, △큐셀 독일 본사 R&D센터와 셀(200MW) 및 모듈(120MW) 생산공장 △말레이시아 셀(800MW) 생산공장 △미국·호주·일본 영업 법인 등을 인수하게 됐다. 인수하는 셀 생산규모만 1GW에 이른다.

한화 측은 큐셀의 부채 중 말레이시아 정부와 큐셀 말레이시아 법인간 차입약정에 의한 대출금(약 3000억원)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더불어 향후 태양광 사업 육성에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협조 하에 태양광 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 모든 계약 조건에 따른 자산양수도 계약의 인수금액은 4000만유로(약 555억원)며, 10월 초 클로징(Closing) 전까지 추가협상에 따라 실질적으로 1000만유로(약 139억원)이하까지도 감액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당초 이번 계약은 지난 10일부터 3일간 독일 측 협상단이 한국을 방문해 주요 조건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한 뒤 8월 중순 경 최종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승연 회장 주도로 진행돼온 주요 조건에 대한 협상이 재판 선고 이후 난항을 겪으면서 최종 자산양수도 계약 체결이 지연됐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경기침체 여파로 태양광 관련 산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는 이 위기를 더 큰 기회로 삼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화석연료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선도해왔다면, 그린 에너지는 미래의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이다. 태양광 사업을 통해 세계 TOP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변함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김 회장의 확고한 의지에 따라, 한화그룹은 지난 4월3일 파산신청을 한 큐셀 인수를 위해 100여명에 이르는 큐셀 인수추진팀을 꾸렸다. 5월 이후부터는 큐셀 본사에 대한 두 차례의 실사와 말레이시아 공장에 대한 세 차례에 걸친 실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큐셀 인수 성공이라는 결실을 거둬냈다.

◆규모의 경제 실현…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이로써 한화그룹은 기존 한화솔라원의 1.3GW 셀 생산규모에 큐셀의 1GW 생산설비를 더함으로써, 연간 2.3GW의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3위의 셀 생산회사로 도약하게 됐다.

이와 함께 최대 555억원이라는 금액에 인수하게 됨으로써,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향후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호황에 이를 때 시장을 선점해나갈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낼 수 있게 됐다.

또 특히 큐셀은 250여명에 이르는 R&D 및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셀 분야의 연구개발과 생산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태양광연구소를 두고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한화그룹으로서는, 미래 태양광 기술 분야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더 큰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셀을 사용하는 모듈에 대한 덤핑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하고 있는 셀을 통해 이러한 덤핑 규제도 피해갈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한화그룹은 유럽·아시아·호주·미국 등 11개 지역에 이르는 큐셀의 광범위한 글로벌 영업 거점과 한화솔라원의 기존 영업망을 양대 축으로 삼아, 글로벌 판매망 확대라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큐셀의 EPC(태양광 발전소 건설) 노하우를 한화그룹의 폴리실리콘-셀·모듈-발전시스템에 이르는 수직계열화와 접목해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태양광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큐셀 인수의 장점과 효과를 실현해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한화그룹의 큐셀 인수는 한국 기업이 상당한 규모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한 독일 기업을 인수한 첫 사례다. 향후 인수 후 통합과정에서 종업원들의 이탈을 최소화하고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최고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수적이다.

또 김승연 회장의 부재 역시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동안 독일 및 말레이시아 정부와의 주요한 협의는 김승연 회장이 직접 지휘해 왔으며, 큐셀 본사가 위치한 독일 작센안할트 주정부와는 향후 R&D 지원과 같은 중요한 협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번 큐셀 인수를 위해 그동안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해 입찰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