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TKO' 당한 삼성전자 투자자 "OO으로 갈아타라"

애플 눈치 이통사 '제3 벤더' 찾기 부심, 애플수혜株 옥석가리기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8.27 11:02:4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난 주말 애플에 ‘TKO’ 패를 당한 삼성전자(005930)의 주가가 27일 개장 직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오전 10시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6% 이상 주저앉은 119만원선까지 밀리며 고전 중이다. 지난 7월12일 109만1000원까지 하락한 이후 3개월 내 최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애플발(發) 쇼크’로 인한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삼성그룹주와 휴대폰 부품주 등 관련 기업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적 주가하락 피할 길 없다”

토러스투자증권은 27일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Buy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기존 168만원에서 160만원으로 5% 낮췄다.

이 증권사 김형식 연구원은 “미국 법원의 최종 판결 변수가 있고 소송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 회사 펀더멘탈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배상금액과 주요 스마트폰 판매금지, 소송비용, 카피캣이라는 소비자 인식 악화 등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주가 조정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교보증권(030610) 구자우 연구원은 “이번 평결만 보면 삼성전자가 침해한 특허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추후 갤럭시S3 등 신제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에 단기적으로 악재인 것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추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동부증권(016610) 역시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권성률 연구원은 “현재는 주가 저점을 찾는 전략이 필요할 때”라며 “최악의 경우 아이폰5가 나오기 전까지 이전 저점인 108만~110만원선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동부증권은 회사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기존 ‘Buy’와 180만원을 유지했지만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악의 벼랑끝 싸움은 피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이세철 연구원은 “이번 평결은 삼성전자에 독보다 약이될 것”이라며 “이후 삼성전자가 애플과 다른 부문의 특허공유(cross license) 등 타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애플과의 합의를 통해 향후 기술개발과 대량맞춤(mass customization) 전략을 통해 애플과 관련 없는 신제품을 대거 내놓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분석에 힘입어 메리츠종금증권은 회사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각각 ‘Buy’와 180만원으로 유지했다.

신영증권(001720)은 단기적인 주가 하락 이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소송 장기화에 따른 악재가 오랫동안 영향을 미친 사례가 없다는 게 이유다.

이 증권사 임돌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항소할 경우 최소 1년~1년6개월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대법원까지 재판이 이어질 경우 지루한 과정이 반복될 공산이 큰만큼 단기적인 충격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회사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겠지만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추가 상승할 것”이라며 “과거에도 담합 등 법정소송이 이슈가 됐을 경우 소송 중 비정상적인 충격을 준적은 있지만 아무리 금액이 커도 주가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탈(脫) 삼성전자’ 시작? 투자자 어디로…

당분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휴대폰 관련주의 약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평결이 전반적인 휴대폰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권성률 연구원은 “이번 평결이 최종 확정으로 굳어질 경우 다른 휴대폰 업체들은 소송과 협상을 통해 애플에 로열티를 지급하며 굴복하는 분위기 될 수 있는 만큼 전반적인 관련 산업에 부정적”이라며 “삼성전자 휴대폰 관련 부품업체, 특히 중소형업체의 연쇄 타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휴대폰 부문 의존도가 가장 높은 삼성전기는 이날 5% 이상 주가가 밀렸고 애플에 비해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SDI 역시 장중 3% 이상 약세를 보이고 있다. 대덕전자(008060)와 일진디스플(020760), 파트론(091700) 등 부품주도 7~10%대 폭락했다.

반면 양사의 글로벌 특허분쟁 소송에서 애플의 위세가 거세진 만큼 애플 관련 수혜주로 눈을 돌리는 게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이동통신사의 경우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삼성전자를 제외한 ‘제3의 벤더’ 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권 연구원은 “이 경우 고가에서 저가까지 풀라인업을 보유하고 LTE 대응력이 검증됐으며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가능한 LG전자(066570)가 다소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이밖에 애플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1순위 벤더인 LG디스플레이(034220)와 아이폰5에 낸드 플래시 공급 3순위 벤더로 진입이 예정된 SK하이닉스(000660)가 관련 수혜주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또 삼성테크윈(012450)은 휴대폰 사업과 거의 연관 없어 주가 하락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