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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낡은 것은 과감히 버려라

현대증권 이동윤 시화지점장 기자  2012.08.27 08: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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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자연의 모든 것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우리 인간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피부와 장기 등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도 일정 주기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피부는 한 달에 한 번씩 교체되고 위벽은 닷새를 주기로, 골격은 3개월마다 새로운 세포로 바뀐다. 겉보기에는 전혀 다름이 없지만 한 해가 지나면 우리 몸의 원자는 98%가 새 것으로 바뀌는 셈이다. 그야말로 환골탈태다.

세포가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것은 바로 효율성 때문이다. 낡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통해 변화된 환경에 효율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것이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현대 자본주의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도 객석점유율이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미련 없이 극장에서 사라진다. 백화점 매장도 수익률이 저조하면 구석자리로 내몰린다. 최고의 스타로 대접받던 프로선수 역시 컨디션 난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슬럼프에 빠지면 2군으로 떨어진다.

이것은 모두 사전에 정해놓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일어나는 것으로 치열한 경쟁이 그 원인이다. 이것을 ‘체계적 폐기(Systematic Abandon)’라고 하는데 경쟁자로 인해 강압적으로 폐기되기 전에 스스로 사라지는 것이다.

체계적 폐기는 합리적인 경영이 화두인 기업에서 더욱 당연한 정책이다. 스스로 취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일정 기준을 정하고 이에 모자란 상품과 서비스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선셋(Sunset)조항’을 마련하는 식이다. 체계적 폐기에 소홀하면 시간이 흐른 뒤 악성 사업부문만 끌어안고 경쟁자에 의해 강제로 시장에서 도태되고 만다.
 
개인적 차원의 일상과 투자에 있어서도 이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미 떠나버린 인연을 잊지 못하고 번민하기 보다는 마음 속 아련한 추억으로 덮어놓고 미래를 향해 발을 내딛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바람직하다. 과거의 것은 과거로 남겨두어야 한다.
 
오랫동안 주식투자를 해온 분들 중 무언가 꼼꼼히 기록하고 작성해 방대한 자료를 보유한 이들이 있다. 일일이 수기로 적은 그 자료를 자랑스레 내보이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유용한 것이 아니라 의아하다.

과거의 정보와 지식 그리고 자료를 무작정 쌓아두어서는 곤란하다. 정리되지 않은 데이터는 번잡할 뿐 아니라 불필요하고, 유지 및 보관하는 데도 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 따라서 일정한 주기와 기준을 설정해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과 여건 또한 순간마다 달라진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반드시 필요한 지식과 정보만을 남겨두고 나머지 불필요한 과거의 정보, 지식과는 결별해야한다.

우리 몸 속 조직이 1년 사이에 98%나 새로운 것으로 바뀌는 것은 보다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다. 지식과 정보 역시 적정 수준에서 체계적으로 폐기되고 관리돼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변화무쌍한 시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전략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방법이다.

현대증권 이동윤 시화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