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120다산콜센터 "악성고객은 '법'으로 엄중대처할 터"

[악성고객 강력대응캠페인1] 고객만족 최고, '상담사'도 만족하는 서울시 대표콜센터

이혜연 기자 기자  2012.08.21 09:10:5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고객서비스를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고객만을 위해 일하는 ‘감정노동자’들이다. 최근 ‘감정노동자’의 애환을 다룬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콜센터 상담사들이 악성고객으로부터 받는 언어폭력·성희롱 수준은 날이 갈수록 심각한 상황이지만, 콜센터 업체들은 ‘고객만족’에 비중을 두고 있어 상담사 인격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언어폭력으로부터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표주자인 서울시 120다산콜센터는 악성고객으로부터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시 120콜센터는 지난 2006년부터 상담서비스를 시작해 서울시, 구청 관련 민원 및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마련된 종합민원전화다.

   
종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소속 심리상담사가 상담업무뿐 아니라 가정환경까지 광범위한 상담을 진행해 상담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20콜센터는 서울시를 대표하는 콜센터인 만큼 단순한 문의부터 복잡한 상담까지 하루에 4만콜을 처리하고 있다. 그중 매달 약 2300건의 악성전화가 걸려오며, 매달 50~200개의 전화번호가 악성민원전화로 새로 등록된다.

◆‘상담사 인격’보다 ‘고객만족’ 초점

“아가씨, 목소리가 참 예쁜데 얼굴도 예쁠 것 같아.”,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고마운데 만나서 커피나 한잔 하자.”, “신음소리 좀 내봐라.”

120콜센터로 걸려오는 대표적인 악성전화 사례들이다. 고객과 목소리만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담사들은 수없이 걸려오는 악성고객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120콜센터뿐만 아니라 각 콜센터 업체들로 걸려오는 보이스피싱, 언어폭력, 성희롱 등 악성전화는 계속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콜센터 업체들은 ‘상담사 인격’보다 ‘고객만족’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다보니 상담사들은 전화기를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콜센터에 근무하는 한 상담사는 “술주정을 하는 고객들도 많지만,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고객들도 많다”며 “그렇다고 전화를 먼저 끊을 수도 없고, 일일이 고객들의 질문에 대답해줘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법적 고소, 고발조치 등 강력대응

물론 콜센터 산업에서 ‘고객만족 서비스’는 빠질 수 없는 필수조건이다. 그러나 고객만족과 상담사 인격보호 모두 생각해야하는 곳이 콜센터이기도 하다. 바로 120콜센터가 두 가지 실천을 보이고 있다.

120콜센터는 지난 7월1일부터 악성고객으로부터 피해를 겪은 상담사들을 위해 법적조치 방안을 마련했다.

120콜센터는 그동안 악성전화만 따로 처리하는 ‘악성 전담팀’을 운영했지만 적극적인 대응책이 없어 악성고객들의 통화량은 줄지 않았다. 이에 언어폭력, 성희롱을 일방적으로 행하는 악성고객들에 대해 법적 고소, 고발조치 등으로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심리상담, 핫라인 우체통 큰 호응

또한 상담사들이 악성전화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통을 받는 심리적 위로를 위해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 핫라인 우체통’도 센터 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언제든지 상담사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심리상담사는 종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지원해주고 있으며, 3개 운영업체에 각각 심리상담사 한명씩 총 3명이 배치돼 상담업무뿐만 아니라 가정환경까지 광범위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주 1회 실시되는 심리상담에는 평균 3~4명씩 상담이 이뤄진다. 현재 533명 상담사 중 매주 12명이 심리 상담을 받고 있으며,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 핫라인 우체통은 상담사들이 근무하면서 애로사항과 개선되길 바라는 사항을 적어 우체통에 넣는 방식으로 마련된 시스템으로, 기존에 말하지 못했던 부분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센터 관계자는 “120콜센터는 서울시를 대표하는 전화이기 때문에 언어폭력, 성희롱을 포함한 각종 장난전화를 삼가주길 바란다”며 “악성고객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상담사들을 위한 복지시설과 각종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