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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KBEI "부정부패 척결 위해 내부고발 시스템 도입할 것"

우리나라 국가 청렴도 OECD 평균보다 1.5점 낮은 수준

김경태 기자 기자  2012.08.21 08: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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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술이 발달하고 조직규모의 거대화와 전문화가 진행되면서 조직 안에 존재하는 비합법적인 나아가 비윤리적인 문제는 조직구성원이 아니면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점차 늘어나게 됐다. 조직의 투명성과 윤리성 향성을 위해서 내부고발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 하지만 현실에서는 내부의 문제를 들춰내는 것은 조직의 분위기를 해치고 조직에 해악을 준다는 인식이 강하고, 조직이 올바른 길로 가야 한다는 선의를 가지고 문제 제기를 한 사람은 오히려 조직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등 내부고발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이에 내부고발 아웃소싱과 이 시스템을 도입해 사용하는 기관을 알아봤다.

내부고발은 조직내부의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조직 스스로 정화하도록 한다는 좋은 취지의 문제해결방식임에도 조직에서는 내부고발자를 색출해 보복을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내부고발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문제는 이런 내부고발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은 조직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또 그 문제가 확대 재생산될 수 있으며, 나아가 조직외부로 새어나가 ‘폭로’로 이어지게 되면 조직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게 된다.

이는 내부고발자를 보호하지 않아 결국 문제가 커지고 결국 조직도 피해를 입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이하 KBEI)은 윤리경영의 성공적 정착방법의 하나로 조직구성원들의 내부고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KBEI는 내부고발자들을 보호하는 방법과 내부고발의 활성화로 조직의 자정능력을 향상시켜 조직 보호에 대한 조사연구를 한 결과,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200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8년에 관련특허를 취득했다.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은 어떤 곳?

KBEI는 ‘윤리경영’이라는 말이 아직 생소하던 지난 2001년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윤리경영 전문연구기관으로 공공기관, 기업, 정부부처 등의 투명경영과 윤리문화 정착 등 윤리경영의 사회적 보급 및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KBEI는 정직과 진실, 약속실천과 신뢰구축, 최고의 가치와 서비스 제공으로 만족과 감동제공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윤리경영과 관련해 수많은 교육, 세미나, 워크숍, 심포지엄 등을 개최했으며, 윤리경영 매뉴얼과 사례 등의 서적을 발간했다.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은 ‘헬프라인’ 시스템을 좀 더 회원사 니즈에 맞게 계속 업그레이드해 조직의 부정부패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경영과 윤리경영 협력을 도모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조직의 윤리경영 시스템을 구축·진단해 개선방안을 제시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은 선진 윤리경영 인프라 구축, 신 경영트렌드와 윤리경영의 접목, 윤리·책임·지속가능경영 문화를 확산해 기업, 금융기관, 공공기관, 사회단체 등 모든 조직의 윤리경영 실천, 사회적 책임 이행, 공정거래 및 시장경제 활성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속성장을 미션으로 삼고 있다.

또 윤리적 사회를 구현해 책임감 있고, 자율적인 구성원 양상으로 세계 일류의 경쟁력을 가진 국가사회 건설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KBEI의 비전이다.

◆내부고발, 외국은 어떻게 운영하나

내부고발은 조직 내부의 부정부패와 같은 문제만 접수하는 것이 아니라 ‘익명’을 활용해 의견제안, 고충상담 등 구성원을 포함한 조직 안팎에 있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접수받는 통합 의견수렴 창구로 쓰이고 있다.

미국의 내부고발 회사인 Global compliance(글로벌 컴플라이언스)는 6500여 회원이, 일본의 IntexgreX(인테그리엑스)에는 600여 회원이 가입돼 있다. 두 회사는 윤리경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고발은 특히 보안유지가 생명이자 조직의 비리신고를 외부에 위탁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공신력을 보유하고, 공공의 이익을 증대시킨다는 공공적 사명을 지닌 기관이 담당하는 것이 합당하다.

외국의 내부고발 아웃소싱 기관들은 이와 같이 윤리경영이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에서 겸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신고자, 시스템적으로 신변 보호

내부고발의 신고접수 및 처리과정(결과)입력은 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이뤄진다. 우선 신고자가 신고를 하게 되면, 회원사 담당자 이메일과 휴대전화로 신고가 접수됐다는 내용이 전달된다.

담당자는 그 문서나 이메일을 확인하고 연구원 홈페이지에 로그인해 리스트에서 신고내용을 확인한 후 정보가 부족하다 생각되면 좀 더 자세한 사항을 알려달라는 코멘트를 남겨 놓는다. 그 후 신고자는 진행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그 코멘트 내용을 보고 추가로 내용을 작성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신고자와 회원사 담당자 간 익명이 유지되는 가운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신고내용이 확실하다 판단되면 그 때 조사를 진행한다. 이때 연구원은 신고내용을 확인할 수 없도록 시스템이 구성돼 있고, 신고내용을 확인하고 처리하는 것은 대부분 그 기관의 감사 관련 업무 종사자가 담당하기 때문에 신고자의 신변은 철저하게 보호된다.

◆조직 공정성·윤리성 향상

내부고발 시스템은 정부부처, 공공기관, 공사·공단, 교육청, 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조직에서 도입하고 있으며 신고자 혹은 의견제시자의 신분노출방지와 익명성 보장 차원에서 연구원의 내부고발 시스템인 ‘헬프라인’을 사용한다. 이는 어떤 조직이든 불만이나 문제가 없는 기관이 없기 때문에 신고자 입장에서 안심하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매커니즘이 필요하기 때문.

하지만 내부고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신고자의 신분노출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줘 기존의 자체운영방식보다는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자체적으로 내부고발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관은 신고자가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내부적으로 익명이 확실히 보장되는 시스템을 개발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이 있었다. 그런데 신고가 전혀 없는 점을 의아하게 여겨 내부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신분이 노출될까 두려워하지 못하겠다’는 답변이 90%이상을 차지했다.

‘헬프라인’ 시스템은 문제발생을 사전에 억제하는 예방효과가 있고,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도 시스템 도입 자체로 부정부패 발생 예방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도입하는 기관도 있다.

회원사들은 부패 신고와 관련해 부패발생 자체를 사전에 막는 예방적 효과와 부패신고의 활성화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조직의 공정성과 윤리성을 향상시키는 실질적 효과를 얻기 위해 ‘헬프라인’을 도입하고 있다.

회원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운영했을 때는 신고건수가 전혀 없거나, 아주 미미했다”며 “‘헬프라인’ 도입 후 신고가 폭증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조금씩 들어오는 등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질적 고도화 주력해야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청렴도는 10점 만점에 5.4점에 불과해 OECD 평균인 6.9점보다 1.5점이나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부정부패는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수행을 방해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게 하며, 시간을 낭비시키는 등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공정사회 문화정립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가경제와 정신적 문화가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설사 성장한다 하더라도 기반이 부실한 건축물과 같이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이에 KBEI는 통합 의견수렴 및 커뮤니케이션 사이트로 거듭나야한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 많은 기관들의 신고페이지를 보면 신고와 관련해 지나치기 분류가 다양하고 설명이 복잡해 신고자들로 하여금 혼란을 주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신고 및 의견수렴을 하나로 통일해 유형별 분류가 가능하도록 하고, 질문하는 형식을 통해 의견이나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들의 시스템 활용도를 높이고, 회원사에게는 통계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신고자가 신고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동적인 시스템에서 잠재돼 있는 신고자의 의견을 돌출해 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즉 내부고발 관련내용만 접수 받는 것이 아닌 조직 구성원들의 윤리의식, 부패저항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또 제도개선, 법규보완사항과 함께 조직운영의 공정성·준법성·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발굴할 수 있는 조사시스템을 개발해 서비스의 질적 고도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박종선 원장은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헬프라인’ 시스템을 좀 더 회원사 니즈에 맞게 계속 업그레이드해 조직의 부정부패 예방과 신속한 조치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원장은 “부정적 의견뿐만 아니라 긍정적 의견도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도록 조직과 구성원 간 혹은 조직구성원들 사이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직 내 의견수렴 및 커뮤니케이션 종합 포털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