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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 운 우리투자증권 "1등 프리미엄은 어디로…"

상품 점유율·채권 운용은 주가 재조정 요소…저평가 매력은 또 다른 무기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8.20 16: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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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어진 유로존 재정위기와 주요국들의 경기둔화 악재는 글로벌 변동성을 키워 주식시장에 냉기를 불어넣으며 국내 대부분 증권사들을 심각한 실적부진 코너로 몰아넣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인력 감축, 지점 축소 등 긴축에 사활을 건 가운데 '1등이 참 많은 증권사'로 광고를 내보내면서도 증권업종 내 탑 플레이어로서의 프리미엄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되는 우리투자증권의 향후 모멘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4∼6월) 62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16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73%가량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고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62개 증권사의 지점 수는 올해 6월말 기준 1744곳으로, 지난해 3월과 비교해 76곳이 사라졌다.

대부분의 리테일 지점이 적자 경영에 허덕이는 것으로 전해진 우리투자증권(005940·대표 황성호)은 딱히 지점 통폐합과 관련한 소식은 들리지 않지만 끊임없이 KB증권과의 합병 루머가 퍼지며 뒤숭숭한 분위기가 종종 연출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맞물린 우리은행 매각에 KB금융지주가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면서 합병이 임박했다는 이 루머는 증권사 연구원들도 관심을 기울일 만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대한 이슈다.

◆'1등 다관왕' 우리투자증권도 피하지 못한 실적부진

지난 17일 우리투자증권이 제출한 연결재무제표기준영업(잠정)실적에 따르면 이 증권사는 2012년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 232억원, 당기순이익 1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에 비해서는 각각 77.2%, 71.2%, 전년 동기 대비로는 48.4%, 45.9% 감소한 수치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 2.3%에 그치는 부진한 실적이다.

또한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8조6000억원 대비 26.1%, 수탁수수료 수익도 같은 기간 24.3% 줄었다.

WM부문 수수료 수익은 △펀드 46억원 △랩 37억원 △신탁 23억원으로 모두 107억원을 기록, 각각 전 분기와 전년 대비 12.2%, 39% 감소했고 파생상품(ELS·DLS) 수수료도 조기상환 축소로 성과가 좋지 않았다.
 
상품운용손익은 작년 4분기 하이닉스 매각이익에 따른 역기저효과와 증시 급락 등으로 114억원 적자를 냈고 이자손익은 운용자산 증대로 채권이자 및 예금이자는 늘어나 전 분기에 비해 9.2%,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의 손미지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의 이번 실적은 경상적인 이익 창출력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1분기에는 거래대금 급감, 증시 급락 등 전반적인 업황 악화로 대부분 증권회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동부증권 원형운 연구원도 "브로커리지 시장 침체와 IB(기업투자)발행시장 축소로 인한 수수료 수익감소가 우리투자증권 실적부진의 주요인"이라며 "특이사항으로는 임금인상 소급분 일시 반영에 따른 판관비 99억, 충당금 환입 66억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원 연구원은 "2008 회계연도 이후 우리투자증권은 경상적 손익 보다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충당금, IB딜에 따른 관련 손익 등 일회성 손익에 의해 실적이 크게 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바닥 뚫고 피어나는 희망 '점유율과 채권'

그나마 이번 1분기 일회성 손실이 없었다는 점과 상품판매에 따른 실적, 채권운용 양상은 주가 재조정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만한 요소라는 진단이다.

또한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은 5.9%로 전 분기와 대동소이해 거래대금이 늘면 이 부분 수익률도 회복할 여지가 충분하고 ELS 발행금액도 1조6000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향후 증시 반등 때 조기상황이 이뤄지면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다만 이에 앞선 선결조건은 경기상황 개선과 자본시장통합법 통과 등의 구조적 변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원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이 이번 분기 계절적 특성으로 분류 가능한 임금인상 소급분을 제외하고는 예상치 못했던 일회성 손실이 없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단기적 트레이딩 관점에서의 목표주가 유지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IB시장 경쟁력 등 시장 상황개선의 대표적 수혜주로 10%수준의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 시장점유율,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가능성에 따른 수익 기대감이 이 같은 매수의견의 근거다. 

이와 함께 손 연구원의 20일자 리서치자료를 보면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국내채권 9조1000억원가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금리 움직임에 따른 채권운용손익 변동성이 큰 편으로, 이는 하반기 우리투자증권 실적 모멘텀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 연구원은 "지난달 금통위의 깜짝 금리인하로 채권보유규모가 큰 증권사들의 채권운용이익이 크게 증대됐으며 우리투자증권도 7월 세전이익 300억원 내외로 이미 1분기 실적을 넘어서는 호실적을 확보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작년 회계연도까지 실적 부담요인이던 대출채권 처분 및 평가손익에서 이번 1분기 66억원 환입이 나타나면서 향후 환입 기대감을 높였다"며 실적전망 하향에도 불구하고 우리투자증권의 저평가 매력은 여전히 투자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내 수위권 증권사의 프리미엄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만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주가 수준으로 판단되며 증시 활황 때 실적 탄력성도 높은 점을 감안하면 상승 쪽에 방향타를 맞춰도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게 손 연구원의 역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