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치인에게 말이란 최고의 '무기'인 동시에 '독'이 될 수 있다. 말 한 마디로 인기를 얻을 수도 있고, 말 한 마디에 정치인생이 끝나버릴 수도 있는 이유에서다. 특히 그들의 화법을 살펴보면 성격은 물론 정치적 성향과 자질 파악이 가능하다.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최진 소장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단법인 한국공공사회학회가 '국민이 원하는 제18대 대통령'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하계 특별 학술행사에 참석, 축사 겸 주제발언을 통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차기 주자들의 화법을 분석했다.
최 소장의 분석에 따르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화법은 '응축된 단문단답형'이다. 박 후보는 공사석이나 참모회의에서 "그것은 원칙에 어긋나지 않나요?"라는 한마디로 정리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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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대선주자들의 화법을 분석한 내용이 공개, 관심을 끌고 있다. | ||
이미 "전방은요?", "대전은요?",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간단명료한 화법을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거두절미하고 핵심만 반문하는 '반어법'은 박 후보만의 독특한 화법이다.
같은 당 김문수 후보는 거침없는 '직설 화법'이 특징이다. 김 후보는 이번 경선과정에서 '만사올통', '영남 DJ'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주목을 끌었듯이 '이슈 파이팅 화법'에도 능하다.
그런가 하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핵심을 찔러 묻는 '차분한 문제제기형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는 목소리 톤을 높이지만, 공격형 화법에 능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방어형 화법'에 익숙하다.
같은 당 손학규 후보는 교수 출신답게 '논리적인 설명형 화법'을 자주 구사하고, 김두관 후보는 '대중친화적인 호소형 화법'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정세균 후보는 경제정책통답게 '합리적인 설득형 화법'에 능해 TV토론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야권의 잠재적 대선후보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경우 어눌한 것 같으면서도 기회를 잡아 핵심을 말하되 제3자를 통해 곧잘 전달하는 '메시지 전달형 화법'을 자주 구사하고 있다.
또 멋있는 화두를 공개적으로 던져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일으키는 '감성 화법'과 '무지개 화법'에도 능하다.
앞서 스피치전문가로 활동 중인 윤영미 전 SBS 아나운서도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의 화법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윤 전 아나운서는 박 후보에 대해 "음성이 굵고 나직하게 변화가 없어 말투 역시 차분하고 안정적이며 실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변화가 없이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말투에는 강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아나운서는 안 원장에 대해 '어린 어투'라고 지적했다. 젊은 층이 많이 쓰는 어투와 용어를 쓰며 감성적인 대화에는 능하지만 연설이나 거리유세 등 집단적인 소통에는 약하다는 것.
특히 손을 계속 오므리는 안 원장의 동작은 성숙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목소리가 나쁘지 않지만 음성이 퍼져 명료하게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 후보는 직설화법을 잘 사용하는 반면 말투가 부드럽지 않아 감성적으로 다가우는 게 부족하다는 점이 마이너스로 지적됐다.
반면 민주당 손 후보에 대해서는 "경험이 많아 노련미가 있어서 있지 너무 말을 잘해서 징그러울 정도"라면서 "오히려 조금 어눌했했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