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기자 2012.08.16 16:22:09
[프라임경제] 삼성카드(029780)의 재도약이 주목받고 있다. 숫자 시리즈는 출시 9개월 만에 100만장을 돌파하며 업계를 뒤흔든데 이어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도 13.9%를 기록하며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를 제쳤다. 이 성장의 중심에는 최치훈 사장이 있었다. 카드대란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던 삼성카드는 지난 2010년 말 최 사장 부임으로 3년 만에 우뚝 일어설 수 있었다.
삼성이 2008년 GE로부터 영입한 최 사장은 ‘승승장구’의 대명사로 불리던 인물이다.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로 인해 해외에서 성장한 그는 미국에서 MBA까지 마친 뒤 GE에서 일하며 아시아태평양 항공기 엔진 총괄 사장까지 올랐다. GE에서 동양인으로서 드물게 최고위직에 오른 것이다. 이후 2007년 삼성에 들어온 뒤 그는 불도저식 경영으로 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와 삼성SDI 모두 단기간에 세계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2010년 말 최 사장은 드디어 ‘위기의 삼성카드’와 만나게 된다.
◆위기의 순간 ‘최치훈 카드’ 통했다
LG카드와 시장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던 삼성카드는 카드대란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겪었다. 이후 이들은 LG카드를 흡수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에게 선두자리를 빼앗겼으며 현대카드에게까지 업계 3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그야말로 ‘위기의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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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분기 삼성카드는 시장점유율 13.9%를 기록하며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를 제치고 업계 2위에 올라섰다. | ||
그리고 그 대안은 적중했다. 최 사장은 부임 직후 공격적 영업에 나섰다. 차별적 고객서비스 실현, 미래성장기반 구축, 경영인프라 활용 극대화, 창의와 열정의 조직문화 확산 등 4대 중점 추진전략을 마련한 뒤 직접 전국 지점을 돌며 고객을 만났다.
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신사업팀을 만들고 상품개발과 회원유치를 담당하는 신용판매사업본부를 강화했다. 지점 영업조직은 회원 유치 가맹점 마케팅으로 이원화했다. ‘삼성카드’라는 브랜드 마케팅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2009년 현대카드에 뒤진 삼성카드는 최 사장의 부임 후인 2011년 2분기부터 이용실적을 올리며 현대카드를 앞섰고 3분기에도 현대카드를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3분기 순이익은 현대카드가 다시 앞서며 양사는 ‘3위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다.
그리고 올해 1분기 삼성카드는 시장점유율 13.9%로 현대카드(13.2%)와 KB국민카드(12.8%) 모두를 제치고 업계 2위까지 올라섰다. 최치훈 사장의 숫자카드와 ‘고객과 현장 중심 경영’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실패는 마침표, 고난은 쉼표”
최 사장은 지난 5월 삼성그룹이 주최한 청춘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에서 “실패는 마침표이지만 고난과 절망은 쉼표”라며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본인이 마침표를 찍지 않으면 쉼표가 되고 성공의 끝을 만난다”라고 말했다.
사장 취임 3년째. 최 사장의 길은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다시 업계 2위로 올라오기까지 그 또한 수많은 쉼표를 찍어야 했다.
취임 2년째 되는 2011년 9월에는 고객 정보 유출사고가 터졌다. 고객유출 사고 이전에도 삼성카드는 카드깡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삼성카드 내 2인자인 CFO가 사임해 고객정보 유출로 인해 최 사장이 물러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린 상태였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직원의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강수’를 두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후 최치훈 사장이 유임되며 삼성그룹의 그에 대한 신임도 재확인됐다.
올 상반기에는 현대카드와 ‘표절시비’가 붙으며 카드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현대카드는 ‘삼성카드가 현대카드 상품을 표절하는 행위를 중지하고 재발방시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내용증명을 삼성카드에 발송하고 이에 삼성카드가 반박하며 표절 의혹을 둘러싼 양사의 자존심 싸움은 극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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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사장의 부임 후 발표된 삼성카드의 야심작 숫자 시리즈는 출시 9개월 만에 100만장을 돌파하며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 ||
◆또다시 찾아온 위기 ‘신사업 돌파구’ 찾을까
하지만 무엇보다 큰 위기는 이제 닥칠 ‘수익악화’다. 카드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9월부터 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시작되며 12월엔 개편된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쇼핑, 여행, 보험 등 부대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카드 또한 제휴를 통해 결혼정보ㆍ웨딩사업을 진행 중이며 온라인 쇼핑몰, 여행업 등도 운영 중이다. 이들은 부대사업을 운영하며 항공권이나 여행상품권을 자사 카드로 결제할 때 최대 5∼7%까지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하지만 각 사들의 부대사업이 수수료 수익 감소분의 일부분인 만큼 앞으로 수익악화에 대한 대비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카드는 전업계 카드사들 중 유일하게 캡티브 시장이 없어 신시장 개척이 더욱 다급한 상황이다.
최치훈 사장 또한 올 초 ‘CEO 신년 특별 대담’을 통해 카드업의 환경변화에 대해 “고객이 원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중ㆍ장기적으로 신사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며 신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삼성카드는 하반기 내 숫자 브랜드 체계를 완성하고, 브랜드 로열티 및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며 내실 경영 강화해 힘쓸 예정이다. 이밖에도 모바일 사업강화를 위해 스마트환경 구축에 힘쓰고 내부적으로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위험 최소화를 위해 선제적인 위험관리 경영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