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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자산가 즐비한 강남스타일 투자법은?"

부자증세 회피 대부분…즉시연금·물가연동채 수요 급증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8.16 12: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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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고일대로 고여 썩은 물이 된 유로존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부각된 현재 상황에서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판매가 폭증한 가운데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양상에 사뭇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가 최근 세법 개정안에 따른 '세금폭탄' 회피용 투자상품까지 잇달아 출시하면서 고액자산가의 투자법을 롤모델 삼아 새 투자처를 찾는 개미들의 발길도 분주하다.

지난 8일 정부가 내놓은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기준의 경우 기존 금융소득 4000만원(세전) 이상에서 3000만원 이상으로 하향 조정됐다.

또한 근로·금융소득을 합쳐 종합소득세를 누진과세하며 무엇보다 고액자산가들이 주로 찾는 상품이던 즉시연금도 내년부터는 계약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할 경우 세금을 내야한다. 재정경제부는 비과세 혜택이 장점인 즉시연금의 경우 일시에 목돈을 맡겨야해 고액자산가가 아니면 가입하기 힘든 것으로 판단, 이 같은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9일 일부 은행과 증권사에는 목돈을 예치해 매달 연금을 받는 비과세 보험상품인 즉시연금을 찾는 자산가들이 끊이지 않았으며 2015년 1월1일 이후로 과세가 2년 유예된 물가연동채권도 물량이 소진되는 등 비과세 상품의 수요가 폭증했다. 

물가연동채권은 매해 물가 상승분만큼 원금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원금 상승분의 이자까지 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고액자산가들이 주요 투자처로 알려져 왔다.

국내 한 증권사의 강남PB(프라이빗뱅킹)센터 관계자는 "부자증세와 관련한 정부 발표가 나오자 심리적인 불안감에 고액자산가들의 발길이 늘었다"며 "이날 하루 신규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자산 1억원 미만인 일반 투자자의 문의도 많았다"며 "이번 세법개정안이 미칠 영향과 돈 많은 사람들의 최근 투자동향을 묻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주식 거래규모가 급감한데 따른 타개책으로 증권사들이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에 나선 것과 맞물려 이 부문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기존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컸던 증권사들이 거래 축소로 수익을 올리기 힘들어지자 자산관리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고액투자자의 니즈에 부합한 장기 비과세 상품인 보험 쪽 수요를 맞춘 게 효과를 거둔 것.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고액자산가들이 절세방법으로 방카슈랑스 상품이나 퇴직연금을 찾았지만 증권사의 강점인 리서치 분야를 살려 특화할 방침"이라며 "절세 메리트가 없어진 만큼 일반 투자자를 위한 상품개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연동국채와 같은 투자선상에 있는 국내기업 해외 공모채권(Korean Paper)도 일부 고액자산가들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주목받고 있다.

만기 10년 이상 장기채권이 가진 보유기간과 무관한 이자소득 부분 분리과세 및 채권매도 차익의 비과세 혜택 외에도 국내기업 발행에 따른 수월한 정보 취득과 저금리 메리트까지 있어 투자자들에게는 블루오션이라는 게 우리투자증권 관계자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