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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 대체자산 줄이고 주식비중 늘려야"

동양證, 2012년 이후 미국 주도 성장 재연 예상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8.14 18: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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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미국 주도의 글로벌 성장 전망이 확대됨에 따라 그간 집중돼온 대체자산의 축소와 함께 주식비중을 늘리는 자산배분 전략이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동양증권은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장기 경기사이클과 자산배분 전략’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2년 이후 미국 주도의 성장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0년 대체자산 확대…주식비중 절반

동양증권 김후정 펀드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주요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은 20%, 대체자산 투자는 10% 내외인 반면 유럽과 미국의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비중은 50~60%이며 대체자산은 5~40% 비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고정부채에 대한 부담이 없는 ‘스마트머니(Smart Money)’로 분류되는 대학기금의 경우, 미국 주식시장의 불스 마켓(호황기)을 예상하고 1980년 이전에 주식 자산을 적극 확대했다.

하지만 미 대학 기금들은 1998년부터 주식자산 비중을 점차 줄였고 대체자산 비중을 늘렸다. 지난해 하버드 대학기금의 주식비중은 36%에 불과했으며, 채권 자산도 1984년 33%에서 2011년 13%로 꾸준히 감소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2000년대 불황기를 맞은 지난 10년 동안 해외 연기금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자산을 확대했다”며 “두 번의 버블 붕괴를 거치면서 인프라자산이나 부동산처럼 실질금리 이상의 꾸준한 수익이 가능한 자산의 선호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2000년대 주식자산 축소로 특히 미국 주식 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며 “예일대학은 주식 대신 대체자산 비중을 2004년 59.4%에서 지난해 81.5%까지 확대했다”고 말했다.

예일대학이 투자한 대체자산은 △프라이빗에쿼티(Private Equity) △절대수익형자산 △원유 △가스 △산림 △비철금속 등 매우 다양하게 구성돼 있으며, 특히 프라이빗에쿼티비중은 15%에서 35%까지 늘어났다.

◆미국 주도 성장 본격화…포트폴리오 재조정 필요 

상황은 이렇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근 중국의 성장과 에너지가격 안정, 모바일 혁신 등 호재의 영향으로 미국 주도의 글로벌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동양증권은 중국이 이전까지 ‘국부(國富)’에 초점을 맞춘 양적 경제성장을 목표로 했다면, 제12차 5개년 규획(2011~2015년)은 ‘민부(民富)’에 초점을 맞춘 질적 성장이 강조돼 소비주도의 성장이 이뤄져 미국 시장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에너지가격의 안정화와 이에 따른 미국의 에너지 의존 비용 축소도 이러한 분위기를 더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미국 내 기업들이 IT투자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해석되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미국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혁명과 정보 혁명에 의해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중기적 달러 강세 초기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달러 강세가 본격화되는 시기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실시하는 2014년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미국 기관들은 대체자산 투자의 축소와 주식시장 비중 확대 경향을 이미 보이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CalPERS)은 최근 6개월간 주식 비중을 3.3% 늘린 반면, 부동산과 실물자산의 비중은 0.9% 축소했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대체자산은 투자 연도, 투자 지역, 투자 파트너 등을 고려해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하고 있다”며 “미국 주식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