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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지지철회…통합진보당 진로에 '눈길'

창당 시도 중인 신당권파 움직임에 탄력 붙을 듯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8.14 11: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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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13일부터 14일 새벽까지 11시간이 넘는 결론을 벌인 끝에 더 이상 통진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

통진당의 진성 당원 가운데 절반 정도가 등을 돌리는 것을 의미하는 민주노총의 지지철회 선언에 따라 통진당의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노총의 지지철회 선언으로 통진당은 '빨간 불'이 켜졌다. 한국노총과 함께 한국의 양대 노총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민주노총의 지지는 통진당에 '대표적 진보정당'이라는 지위를 부여해왔다.

특히 민주노총의 지지철회 선언으로 등을 돌리는 진성 당원에는 통진당에 당비를 내는 7만5000여명 중 3만5000여명이 속해있어 이후 통진당의 경제적 어려움도 점쳐지고 있다.

3만5000여명에 이르는 통진당 내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집단 탈당이 가시화 되면서 한 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당비 납부가 중단될 위기에 몰린 이유에서다.

민주노총의 지지철회 이유는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을 포함한 '당 쇄신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데 있다.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인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초 민주노총은 지난 5월 중앙집행위에서 이석기·김재연 두 의원의 제명 등 당 쇄신을 지지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통진당 의원총회에서 제명안이 부결됐고, 이에 민주노총은 14일 새벽 중앙집행위원회의를 진행 전체 39표 가운데 찬성 27표(69%)로 더 이상 통진당과 함께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 내 '최대계파'로 불리며 당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민주노총의 결별 선언으로 인해 창당을 시도 중인 신당권파의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의 지지철회 선언은 사실상 구당권파와의 결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노총의 지지철회는 구당권파에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는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반면 강기갑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당권파는 13일 신당권파의 비상대책위원회 격으로 꾸려진 '진보정치 혁신모임(이하 혁신모임)'을 갖고 새로운 진보정당을 창당하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혁신모임 지역조직 확대 △창당 지지 전국 서명운동 △탈당 당원·국민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대중조직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노총은 지지철회를 선언하면서 신당권파의 창당 지지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결정은 당내의 어떤 세력이나 정파 간의 이해와 무관한 독자적이고 주체적인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향후 정치방침 수립은 '새로운노동자정치세력화특별위원회'를 비롯한 조직 내의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토론하고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신당권파 지지 가능성을 열어놨다.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을 잉태한 이후 12년 만에 지지를 철회한 민주노총의 결정으로 인해 통진당 내 신당 창당 세력과 반대 세력의 대립이 이어지는 등 당분간 당내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