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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긴 했는데 인기는 시들 '하이브리드 카드'

체크+신용 오히려 고객 혼란, 활성화 위해선 구체적 제도장치 있어야

이지숙 기자 기자  2012.08.13 18: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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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따라 상반기 카드사들이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카드’를 대거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사용액을 줄여 과소비를 막고자 기획된 하이브리드카드에 기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고객들이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관계자들은 편리함을 강조한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복합기능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은행계 카드사들의 하이브리드 카드 출시가 봇물을 이뤘다. 업계에서는 소득공제 혜택이 많은 체크카드를 사용하면서 신용카드 혜택까지 챙길 수 있는 하이브리드 카드에 많은 관심이 모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카드사들의 기대만큼 성공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ㆍKB국민ㆍ하나SK카드 모두 ‘기대이하’

지난 2월 출시된 KB국민카드의 ‘금융포인트리 하이브리드카드’는 상반기 약 7000~8000좌가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이브리드카드 출시 붐이 일 때 시장에 나왔지만 비슷한 시기 출시한 ‘KB혜담카드’가 20만좌 이상 실적을 올린 것에 비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지난 2월 KB국민카드가 출시한 ‘금융포인트리 하이브리드카드’는 상반기 약 7000~8000좌가 판매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혜담카드 등과 비교하면 실적이 저조한 것이 맞지만 이 카드의 경우 회원들이 금리우대 서비스를 위해 주로 발급받는 경향이 커 고객 타켓층 자체가 달랐다”며 “IT계열 카드에 서비스해온 ‘듀얼페이먼트 서비스’는 발급자가 30만좌 정도”라고 밝혔다.

하나SK카드도 지난 3월부터 기존 체크카드에 신용한도를 부여하는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신청고객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서비스는 해당 계좌 잔고를 먼저 소진한 후 추가 승인이 필요한 경우 30만원까지 신용결제가 가능한 방식이다. 하지만 하나SK카드의 클럽SK카드가 50만좌 이상 판매고를 올린 것에 반해 하이브리드 서비스 신청고객은 1만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카드의 경우 그나마 체면을 차렸다. 4월 출시된 신한카드의 ‘참신한 체크카드’는 계좌잔고 부족 시 10만원까지 신용한도를 주는 하이브리드카드로 6월말 기준 30만좌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실제 부여된 신용기능을 사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사용가능 금액이 10만원으로 많지 않은 만큼 고객들이 대부분 체크카드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용이 부여되는 성격의 카드인 만큼 신용카드 고객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하게 되는데 고객이 두 카드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비해 부족한 혜택도 비활성화 원인

   
신한카드의 ‘참신한 체크카드’는 6월말 기준 30만좌 이상 판매됐으나 실제 신용기능을 사용하는 고객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이브리드 카드 판매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 신용카드 고객으로 한정된 타겟층과 고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복합기능을 꼽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에겐 ‘하이브리드’ 서비스가 아직 친숙하지 않아 체크카드 한도를 직접 정하고 관리하는 것에 불편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혜택을 우선시하는 고객들에게 아직 하이브리드 카드의 혜택이 신용카드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도 비활성화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또한 현행법상 체크카드만으로 신용한도 부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체크카드와 신용카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카드를 사용할 경우 신용한도를 신용카드의 신용 공여 한도에서 빌려와야 한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모두 소지한 고객들에 한해 하이브리드카드를 발급할 수밖에 없는 것.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카드가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의 대책 중 하나인 만큼 일정부분의 고객 니즈를 충족해 체크카드 활성화에 기여를 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며 “하지만 하이브리드 카드만으로 활성화가 이뤄지려면 신용한도 부여 부분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