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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폭주 속에 균형은 없다

이지현 코치 기자  2012.08.13 18: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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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달간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머리가 많이 복잡했습니다. 건강, 가족, 직장, 직업, 행복…, 나열해놓고 보니 어느 하나 쉬운 주제가 없군요.

지금까지 21년간 회사원으로 살았습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기쁘고 좋은 일, 가슴 벅찬 일도 많았고, 또 그만큼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 많이 웃고 많이 운 직장생활입니다. 많은 모임에 참석하고, 많은 일을 하고, MBA도 하고, 박사학위도 받았습니다. 아무리 비싼 코칭교육도 마음이 동하면 OK를 외치고 나서 바로 참석을 했습니다. 결혼 전에 제 삶의 대부분을 차지한 건 일과 제 자신의 성장이었고 정말 원하는 대로 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2년 전 한 사람을 만나고 결혼을 했습니다. 가정을 가지고 보니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가족과 건강 등 전혀 신경 쓰지 않던 것들이 제 의식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결혼인데도 예상치 못했던 많은 변화가 혼란스러웠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많은 책임과 역할이 줄줄이 사탕처럼 꿰어져 있습니다. 앞으로 그 역할과 책임은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느껴졌습니다. 예전에는 일주일 내도록 모임을 하고 12시를 넘겨서 들어가도 주말에 하루 정도 푹 쉬어주면 다시 팔팔하게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임이 늦어지면 다음날 아침을 걱정해야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얼마 전까지 이 상황에 대해 짜증스러웠습니다. 난 앞으로 달려가고 싶은데 건강과 가족이 발목을 잡는다고 말이죠. 내가 하겠다는데 왜 이렇게 상황이 나를 도와주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지금의 상황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나에게 닥친 이 변화가 나에게 무엇을 하도록 하기 위함인가?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앞으로만 치닫고 있는 것인가? 지금의 제 모습은 바로 앞이 절벽인데도 앞서 가는 동료를 따라 마구 달리고 있는 레밍 같습니다.

지금 저의 하루 일상은 일이 거의 90%를 차지하고 가정, 건강을 위한 시간은 10%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게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인가,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의문이 생겼습니다.

제가 열심히 일했던 이유는 뭘까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고 성장을 하기 위해 노력했던 걸까요? 결국 행복하기 위한 것인데, 지금의 제 삶이 행복한건지, 그리고 지금의 이 노력이 미래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now’, 바로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한 어조로 말합니다. 현재의 행복이 쌓여서 미래가 되는데, 현재가 행복하지 않은데 미래가 무슨 소용있냐고.

많은 조직에서 ‘Work & Life Balance’를 이야기합니다. 저도 ‘조직문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니 그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고 그만큼 구성원들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제 자신도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군요.

지금처럼 앞으로만 질주하는 삶이 제게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은 소위 세상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타이틀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건강과 여유를 잃어버린다면, 정작 제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과연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제 삶과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은 살짝 귀띔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지현 코칭칼럼니스트 / 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 / LG CNS 부장 / 인력개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