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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 사장학] 어떤 기업이든 영구히 존속 발전할 수 있다

[제45강] 마치는 글

허달 코치 기자  2012.08.13 15: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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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치려 한다. 2001년 필자가 이 글의 전편(前篇)이라 할 수 있는 SK아카데미 강의록 ‘천년가는 기업 만들기’를 쓰겠다는 생각으로 무딘 붓끝을 다듬기 시작 한 지 어언 12년, 그 해 태어난 내 첫 손자는 어느새 어엿한 초등학교 5학년생이 되었다.

이미 예견(豫見)하기는 했다고 하지만, 그 동안에 우리 주위에 밀어 닥친 변화의 물결은 거대한 파도와도 같았다 하겠다. 이 변화 속에서 최종현 회장과 SK그룹이 그 동안 많은 노력을 들여 이룩한 기업문화, SKMS는 과연 변함 없이 유효한 경영법이며, 이념(理念)인지 정리해 보고 싶었다.

   
학생 최종현. 시카고대 유학 시절.
경영이란 것이 리더십의 구현(具現)이라는 측면에서 보아, 최 회장 생존해 있을 때, 한때 궤도에 올랐던 SK의 SUPEX 경영이 최근 필자가 다루는 리더십 이론, 코칭 이론으로는 어떻게 해석되며, 지지(支持) 되는지도 검토해 보고 싶었다.

우리나라 기업을 영위하여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 시대에 세계 일등 가는 기업을 과연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우리가 함께 그 과업을 하고자 하는 한국인은 과연 누구이며, 어떤 가치 체계 하에서 행동하고 반응하는 사람들인가? SKMS/SUPEX 추구 경영법의 유효성과 관련하여 이런 문제도 다루어보고 싶었다.

스스로의 마음 속으로부터 갖고 있던 근본적 의문도 있었다.

경제학, 사회학에서 이기적 존재로 전제(前提)하는 인간을 가장 중요한 자원(Resource)으로 삼는 기업경영에서, 과연 구성원 간의 자발적 협력이 가능한 명제인가? 좀 더 학술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로버트 액셀로드(Robert Axelrod) 교수가 그의 1984년 저서 ‘협동의 진화(The Evolution of Cooperation)’에서 수학적 개연성을 동원하여 추구하고 증명한 명제, 즉, ‘중앙집권적 권위(Central Authority)가 작용하지 않는 이기적 존재들의 세계(World of Egoists)에서 자연발생적인 협력(Cooperation)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생겨나는 조건이란 무엇인가’ 하는 명제에 대한 답이 필자가 해석을 시도한 ‘최종현 사장학’의 경영사례에서도 얻어질 수 있는가도 궁금했었다.

부족한대로 이 중 몇 가지 명제에 대하여는 답을 얻었다고 자부한다. 분명한 것은, 얻어낸 대답 중에 아주 고무적인 시사점(示唆点)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천년가는 기업 만들기’- ‘최종현 사장학’이 추구한 이와 같은 이상(理想)을, 어떤 기업이든, 그 기업과 구성원이 합심하여 지속적으로 추구한다면, 그 기업은, 구성원의 자발적 협력을 토대로, 기업과 구성원 간의 승-승 관계(Win-Win Perspective)를 창조할 수 있으며, 21세기 세계 일등기업으로 태어날 수 있고, 또한 영구히 존속 발전할 수 있다.

이 글은 또한, 머리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최종현 회장이라는 불세출의 경영자에 의해 만들어진 경영비급(經營秘笈)을 실전(失傳)위기에서 구(救)하여, 원본 그대로 후세에 전하기 위한 사명감에 의하여서 기록되었다. 부족하나마 이로써, 필자는 미숙한 후배 경영자 중 말석에 위치했던 필자를 동지의 예(禮)로 대우하여 주었던 거인(巨人) 최종현 회장의 지우(知遇)에 대하여, 조그마한 보답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집필함에 있어, 필자는 최 회장이 경영자가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위하여 1991년에 펴낸 ‘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책자에 실린 SKMS의 경영이념, 동적요소관리, 정적요소관리 등 내용을 가급적 첨삭(添削) 없이 충실하게 옮겼다.

그때에 이미 개발되었으나 더 실천 결과를 쌓아 정의(定義)를 확정하려 미루어 두었던 SUPEX 추구, 일처리 5단계, MPR/S/T 조직운영법, CAN 미팅 등에 관한 내용은 필자가 이해하는 바에 따라 이를 재구성하고, 그 정신을 구명(究明)하려 노력하였다.

   
 
이 글의 초고를 읽고 연재를 시작하도록 필자를 격려하여, 마침내, 오늘 아침 이 마침의 글을 쓸 수 있도록 이끌어준 ‘프라임경제’의 김동현 편집부국장에게 감사한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 45편의 글들은, 아마도 필자의 개인 블로그 속에 먼지 깊숙이 묻혀 햇볕을 보지 못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여러 젊은 경영자, 예비 경영자들을 만나는 행운을 누리지 못한 채, 쓸쓸하게 사라져 갔을 것이다. 

2012년 8월 10일

[긴 연재를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