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외국인 투자자 ‘잇 아이템’은 韓 주식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수급상황 개선…8월 랠리 근거는?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8.12 11:17:1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외국인 투자자의 ‘잇 아이템(it item·인기상품)’은 한국주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이 한국 주식인 것으로 집계된 까닭이다.

12일 우리투자증권(005940)은 ‘아시아 신흥시장의 외국인 주식 순매수 현황’을 통해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9일까지 1개월 동안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총 31억1100만달러(약 3조5154억원)로 조사대상 6개 국가 중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 이어 인도가 11억4600만달러(약 1조2950억원)를 기록했으며 인도네시아 4억4500만달러(약 5028억원), 필리핀 3억9700만달러(약 4486억1000만원), 태국 1억1600만달러(약 1310억원), 대만 5700만달러(약 644억원) 순이었다.

연초 유동성 랠리가 막을 내린 이후 외국인들은 지난 4월 이후 국내주식을 순매도하기 시작해 유럽 위기가 심화되던 5월 한 달 동안에만 23억3700만달러(약 2조6408억원) 규모의 자금을 빼갔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유로존 위기 해결 발언 이후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은 8월 옵션만기일이었던 지난 9일 코스피 사상 3번째로 많은 13억8000만달러의 순매수를 기록, 10거래일 동안 총 38억2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

외국인들의 공격적 순매수는 최근 유럽 위기가 잦아들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들이 코스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공격적인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003540) 김영일 연구원은 “외국인은 전통적으로 추세선 돌파와 이탈에 민감했지만 최근 코스피가 기술적 저항선에 근접했음에도 강한 매수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쪽에 베팅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001500) 이영원 연구원도 “이머징마켓에서 외국인 주식 매수는 지난 1분기 이후 3개월 간 공백기를 보낸 후 재개되는 모습”이라며 “ECB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정책적 대응을 예고한 만큼 외국인의 적극적인 신흥시장 공세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 대만보다 더 탄력적이고 민감한 인도, 태국 시장의 경우 이미 7월초부터 외국인 매수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위험자산 선호가 이어지는 동안 한국, 대만 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코스피 지수가 단기적인 반등 국면에 들어선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적 저항을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도 높다.

교보증권(030610)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독일의 국채 스프레드가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진 것은 추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근거”라면서도 “다만 전체기업의 추정이익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더 현실적으로 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기준이 되는 12개월 예상이익은 약 15% 정도 하향조정이 불가피해 밸류이에션 매력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코스피가 7월 연중 저점을 형성한 이후 3주 연속 상승한 만큼 단기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지수가 하락한다면 수급안정을 견인했던 외국인 포지션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