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카드사 부가서비스 축소, VVIP회원은 열외?

과도한 서비스 제공으로 영업손실, 서비스 불균형 지적

이지숙 기자 기자  2012.08.10 18:25:05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비용절감을 이유로 일반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이 반토막 나는 상황에서도 초우량고객(VVIP)의 카드 혜택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VVIP고객에게 과도한 혜택 제공으로 손실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지만 취급고 유지, 이미지마케팅 등을 이유로 VVIP카드의 혜택축소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가맹점 수수료체계변경 등 금융당국의 제재로 수익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카드사들이 ‘VVIP’감싸기로 눈총을 사고 있다. 수익악화로 인해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카드사들이 정작 VVIP들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카드 서비스는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실은 늘어나는데 VVIP카드 혜택 축소계획 ‘無’

가맹점 수수료체계 변경으로 수익에 타격이 불가피해진 카드사들이 꾸준히 부가서비스 축소에 나서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201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전업카드사의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카드사들의 부가서비스 변경 현황은 약 300건에 달했다. 이중 부가서비스 축소는 193건(64.3%)이었지만 반대로 확대된 경우는 57건(19%)에 그쳤다.

   
카드사들이 수익악화를 이유로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가장 많은 혜택을 담은 VVIP카드는 혜택축소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VVIP카드의 부가서비스 혜택은 카드사들의 수익악화 우려에도 끄떡없이 유지되고 있다. VVIP카드는 고객이 보통 100만~200만원의 연회비를 지불하는 카드로 카드사들은 명품 이용권, 특급호텔 이용권 등 연 수백만원이 넘는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카드의 경우 프리미엄 카드로 분류되는 더퍼플(연회비 60만원), 더레드(연회비 20만원)는 최근 이용실적 기준을 정하는 등 서비스 혜택을 받기위한 기준을 강화했지만 연회비 200만원의 VVIP카드인 블랙카드는 부가서비스 혜택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블랙카드과 연회비가 같은 삼성카드의 VVIP카드인 라움카드와 하나SK카드의 클럽1카드도 혜택 축소 없이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롯데카드의 인피니트카드(연회비100만원)와 신한카드의 프리미어카드(연회비100만원)도 서비스 축소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VVIP를 잡기위한 카드사들의 과도한 혜택 부여로 카드 손실액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3일 감사원일 발표한 금융권역별 감독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A카드사는 1000여명에 불과한 VVIP카드 소지자로부터 2010년 16억7000만원의 수익을 냈지만 부가서비스로 23억2000만원을 제공해 6억5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2011년에는 41억원을 부가서비스 비용으로 지출, 13억원의 손실이 있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몇년동안 프리미엄고객 확보 경쟁으로 어렵게 확보한 고객들인데 갑자기 서비스를 줄이면 반발이 많을 것”이라며 “취급고 또한 일반 고객보다 많은 만큼 이 회원들이 부가서비스 축소로 타사로 옮긴다면 우리에게도 손해”라고 말했다.

◆취급고, 이미지 때문에… 버릴 수 없는 VVIP

한편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이 지적하는 VVIP카드 손실이 일반카드와 비교해보면 큰 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VVIP카드의 목적은 이윤보다 카드사 이미지 관리에 있었다”며 “카드사별로 모두 마이너스 상품이 있을텐데 그와 비교했을 때 VVIP카드의 역마진이 심한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VVIP카드 회원은 몇 천명에 불과한 만큼 손실도 크지 않다”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부가서비스 축소는 없을 계획”이라고 못박았다.

이밖에도 각 카드사들은 무시할 수 없는 VVIP의 취급고와 카드사의 이미지 정책이 VVIP카드의 혜택 축소를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VVIP카드 제휴서비스의 경우 일반 신용카드와 달리 고급 서비스로 구성된 만큼 변경 여지가 적어 서비스 축소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VVIP 고객들의 취급고를 무시할 수 없고, 그 고객들로 인한 홍보효과도 크기 때문에 각 회사에서 VVIP카드 고객 모집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며 “앞으로 손해가 계속 나다보면 형평성에 따라 축소가 가능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카드사들이 형평성을 무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카드사들은 VVIP카드로 인한 손해가 일반카드와 비교시 크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가맹점 수수료체계 변경으로 인한 고통분담은 일반 신용카드 사용자만 부담하고 있다”며 “카드사의 영업전략을 위해 결국 서비스 불균형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