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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 폐광촌서 바이로특구로 탈바꿈

530억 투자 생명산업단지 등...농어촌뉴타운 등 전원단지 조성 귀농 유도

장철호 기자 기자  2012.08.10 17: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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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남 화순군은 광주의 그늘에 가린 ‘베드타운’ 정도로 인식됐다. 그동안 화순 경제를 지탱해온 것은 광주에 내다 파는 근교농업과 1931년부터 채굴을 시작한 화순탄광이었다.

강원도를 제외하고는 손꼽히는 석탄 산지였지만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에 따라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는 폐광촌에 가깝다. 그래서 화순군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했고, 눈을 돌린 게 생명의학산업이다. 청정 자연환경을 활용한 전원주택단지와 문화공간도 조성해 명품도시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 백신산업특구

화순군은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통해 헬스케어 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하고 있다. 클러스터는 화순읍 내평리와 감도리, 능주면 광사리 일대 75만5289m²(약 22만8800평)에 530억 원을 들여 완공한 전략적 생물의약산업단지다.

클러스터에는 생물의약연구센터, 생물의약품생산완제라인, 바이오 소재 실용화창업보육센터, 녹십자 백신공장, 우수한약재유통시설, 첨단의료기기 및 생물·제약업체 등이 입주했다.

녹십자 백신공장은 ‘백신 허브’를 꿈꾸는 화순군의 핵심 인프라다. 화순공장에서 생산하는 백신은 신종 인플루엔자, 일본뇌염, 독감 등 모두 6종. 백신 수요가 급증하면서 녹십자는 올해 화순공장 매출 목표를 지난해 1,800억 원보다 11% 늘어난 2,000억 원으로 잡았다.

   
전남 화순군에 위치한 전남생물의학연구센터 전경.

전남생물의약연구센터 내 항암백신용 세포치료제 GMP 공장이 준공돼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올해 말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가 운영에 들어가는 등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로의 잰걸음도 분주하다.

홍이식 화순군수는 “백신공장의 활황 덕분에 지역경제가 살아나 이 공장과 연계한 ‘백신산업특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명품 전원주택단지

화순군은 도시에 사는 젊은 인력을 농어촌으로 유치하기 위해 능주면 잠정지구에 농어촌 뉴타운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7월 말 현재 한옥 50채 중 30채가 분양됐고 타운하우스 150채는 이미 분양이 끝났다.

전국 농어촌 뉴타운 5곳 중 유일하게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한옥 전원마을인 데다 도로, 상하수도, 전기, 통신 등 기반시설이 국·도비로 지원되기 때문에 분양 가격이 저렴해 귀농 희망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 착공한 뉴타운은 올해 말 완공돼 내년 3월까지 입주가 끝난다. 교통, 상업시설 등 정주 여건이 뛰어난 데다 교육시설, 의료서비스도 잘 갖춰져 있다.

동면 청궁지구에는 20가구의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필지별 면적이 다양하고, 화순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잘 활용해 50일 만에 분양이 끝났다.

무등산 자락인 이서면 인계지구 전원마을 주택용지는 이달 분양하고, 화순읍 다지지구 33채도 건축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행복마을 조성사업도 순조롭다. 2009년 이서면 야사리 15채를 시작으로 남면, 도곡면 등 4개 마을 한옥 53채가 완공됐거나 건립되고 있다.

◆ 문화 향기도 가득

문화공간도 잇달아 들어서고 있다. 광주시와 화순군의 경계인 너릿재 옛길 초입에 복합문화공간인 ‘소아르 갤러리’가 5월 문을 열었다.

조각가 조의현 씨가 사재를 털어 설립한 소아르는 8200m²(약 2500평) 규모로 전시공간과 커피숍, 아트숍, 스튜디오 등으로 꾸몄다. 야외에는 조 씨의 작품 20여 점을 설치해 주변 숲과 멋지게 어우러지게 했다.

지난 4월30일 문을 연 ‘김대중 대통령 기념공간’은 고 김대중 대통령의 생애는 물론 사상과 철학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화순 도곡온천지구에 자리잡은 기념공간은 연 건평 150평 규모에 김 대통령을 향한 존경과 사랑을 담은 7천여권의 책과 역사 그림 및 생애 사진, 어록 서예작품이 전시돼 있다.

1층 북카페는 김 전 대통령의 평소 신념을 표현한 어록을 서예가들이 작품으로 전시해 놓았고, 생전의 활동상을 담은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2층에는 강의실이 마련돼 김대중 정신을 기리는 학술세미나와 강연회 등을 진행할 수 있다.

3월 개관한 세계 차(茶)문화박물관도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옛 동복남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천지연’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박물관에서는 1600여 가지 차와 만날 수 있다. 한옥 전시실에는 다기와 향로, 민화 등 한국과 중국의 유물 110여 점이 전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