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르포] 롯데 야심작 창고형 ‘빅마켓’ 금천점, 가격 따져보니…

코스트코 양평점과 닮았지만, 웅장·깔끔 외형…곳곳에 토종회원제 특징

노병우 기자 기자  2012.08.10 16:23:1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서울 지하철 1호선 독산역에 내려 도보로 20분. 멀리서도 주변 건물과 독립된 느낌을 주는 ‘빅마켓’이 한눈에 들어온다. 웅장하고 깔끔한 외형이 세련미를 더한다. 안으로 들어서자 ‘역시 롯데’란 느낌이 물씬 든다. 롯데의 상징색인 ‘레드 & 화이트’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뤄 ‘롯데와 한 식구’임을 알린다. 대형마트의 깔끔함과 창고형 할인점 특유의 오버 스톡(OVER STOCK: 천정 높이까지 진열) 방식이 공존, 낯설지 않지만 신선하다.

   
롯데의 야심작 토종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금천점
지난 8일 오후 2시. 롯데의 첫 번째 야심작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금천점’에는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가족단위 고객들로 북적였다. 젊은 신혼부부부터 황혼기에 접어든 노년의 부부, 어린 아이들을 데려온 가정주부, 청년기 형제까지 다양한 고객층에 예상 밖이다. 이마트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 6호점 방문 시 삼삼오오 모인 30대 젊은 주부가 주 고객층이던 것과 사뭇 다르다.

고객 정찬구씨(서울 방화동·45·가명)는 “집 근처에 있으니 날 더울 때 종종 방문한다”며 “양은 많지만 요즘 냉장고가 잘 나와 저녁 찬 꺼리나 간식꺼리로 미리 사두고 조금씩 먹곤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깔끔함과 창고형 할인점 특유의 오버 스톡(OVER STOCK: 천정 높이까지 진열) 방식
◆“여기가 싸, 저기가 싸?”

창고형 할인점은 저렴한 가격이 최우선. 실제 가격 차이는 얼마나 날까.

   
빅마켓vs트레이더스 가격비교표
라면은 트레이더스가 쌌다. 빅마켓에서는 안성탕면 1박스(120g*20입)가 1만490원인 반면 트레이더스는 8680원, 무려 1810원의 차격 차이를 보였다. 또 신라면 컵(65g*30입)도 빅마켓에서는 620원 비싼 2만100원에 내놨다.

즉석식품은 가격차이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유한락스, 스파크 등 세제의 경우도  빅마켓이 100~200원 정도 비쌌다. 지난해 대형마트별 ‘10원 전쟁’을 치루며 최저가격을 추구했던 전략과 비교하면 다소 큰 가격차이다. 반면 해외상품의 경우 빅마켓이 훨씬 저렴했다. 휘슬러 파인컷은 무려 1만3900원의 차이를 보였다. 부착형 랩인 GLAD Press N Seal Food Wrap도 빅마켓에서 개당 933원 저렴했다.

미미하게나마 가격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빅마켓의 경우 소비자들의 편리성을 고려해 배달서비스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가격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모든 서비스를 동원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빅마켓보다 저렴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빅마켓을 방문한 B씨는 “가격차이가 있지만 그 폭이 크지 않고, 배달서비스가 편리해 빅마켓을 애용하는 편”이라며 “대형마트는 소량 제품 구매 시에 가고, 빅마켓에선 필요한 것만 산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판박이라고? 무슨 소리…

지난 28일 오픈 후 한달여 지난 빅마켓은 직선거리 6.3km 떨어진 곳에 코스트코홀세일 양평점이 위치, 동종 상권 두 경쟁자가 나란히 있다. 코스트코 양평점은 지난 1994년부터 영업을 하면서 이미 주변에 중ㆍ소상인들을 중심으로 회원들을 확보했다.

사실 빅마켓은 오픈 초기 업계로부터 코스트코와 비교해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다. 설계 초기부터 경영진들이 직접 “‘코스트코 양평점’을 그대로 베껴라”라고 지시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두 매장은 지나치게 닮은꼴이다.

하지만 빅마켓의 미투(Me too)전략은 입소문을 타면서 기존 코스트코 이용 고객의 호기심 방문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더구나 가까운 코스트코와 ‘10원 단위’가격 할인전을 펼치며 고객 몰이를 이끌어냈다.

아직까지 빅마켓은 외국계 기업이란 특성으로 해외 품목에 맞춰진 코스트코와 비교, 해외 직소싱 구색이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대신 빅마켓은 국내 소비자들 수요 및 입맛에 맞춘 ‘한국형 창고 할인점’에 초점을 뒀다.

   
대형마트의 깔끔함과 창고형 할인점 특유의 오버 스톡(OVER STOCK: 천정 높이까지 진열) 방식
2층 핵심 신선식품 코너인 ‘Cooling - Room’ 및 패밀리레스토랑·키즈카페·스튜디오 고객 편의시설도 등은 ‘빅마켓’만의 경쟁력이다. 또 코스트코 양평점은 매장 내 화장실이 단 1개, 주차시설은 400대인 반면 빅마켓 금천점은 화장실 7개, 주차시설 600대 등 고객 눈높이에 맞췄다.

그 외에도 소비자 입맛에 맞도록 덜 짜게 레시피를 적용한 베이크, 피자, 핫도그 등이 빅마켓 전체 상품군의 7%를 차지했는데, 일반 롯데마트 매장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특히, 별도 조리 기계를 도입, 생오리를 매장에서 훈연해 판매하는‘즉석훈제요리’는 전체 상품 매출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