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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스파게티 괴물교 '라멘' 아세요?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8.10 13: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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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며칠 전 카카오톡을 통해 사진 한 장이 날아왔습니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사촌언니가 보내온 사진인데요. 해질녘 하늘을 찍은 사진인데 제법 신기합니다.

구름의 형상이 너무 뚜렷한데요.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등 뒤에 보이는 날개까지 영락없는 천사의 모습입니다.

필리핀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는 사촌언니가 "너도 교회에 다니라"며 전도의 의미로 보내준 사진입니다. 헌데 저 사진이 조작된 것이 아니라 실제 필리핀 하늘을 직접 찍은 것이라고 하니 더욱 신기합니다. 

무교인 제가 잠시라도 '교회에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니 사촌언니가 보내준 사진의 전도 효과가 제법 훌륭합니다.

우리나라는 종교다원화 국가로 다른 나라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자식들 건강하고 잘되라고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 놓고 두 손 모아 빌던 칠성신앙을 비롯해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고유의 종교를 제외하더라도 유교,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여러 종교들이 우리의 정신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널리 알려진 종교 외에 독특한 신종교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합니다. 할리우드 배우 톰크루즈의 이혼사유로 알려진 사이언톨로지는 이미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끈바 있죠. 바누아투의 탄나섬 부족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남편 필립공작을 신으로 떠받든다고 합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영국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악마입니다. 그들의 종교가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이기 때문이죠.

이런 독특한 종교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스파게티 괴물을 신으로 추앙하는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교'입니다. 

스파게티 괴물교의 창시자는 미국 오레곤대학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보비 헨더슨으로 교인들은 스파게티 괴물이 우주 만물의 창조자라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스파게티 괴물은 눈 두개와 미트볼 두개, 많은 면가락으로 이루어진 면발 뭉치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스파게티 괴물의 면발 다리와 접촉한 적이 있다는 기적 체험담도 갈수록 느는 추세라고 합니다.

열성 신도들은 헌금에도 앞장서고 있는데요. 웹사이트에서 티셔츠나 자동차 범퍼 스티커, 머그잔 등을 구입하면 그 수익금은 교세 확장에 쓰입니다.

한국에도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교회가 존재하는데요. 한국교회의 설명에 따르면 스파게티 괴물이 천지를 창조하고 만물의 주관자로 두개의 미트볼은 권세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또 면발은 전 우주의 에너지와 역동을 관장한다고 설명하고 있네요.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기도할 때 '아멘' 대신 '라멘'으로 끝내도록 한다는 점입니다.

일각에서는 스파게티 괴물교는 실제 종교 단체가 아니라 '네티즌들의 반기독교 풍자 운동'이라고도 하는데요. 하지만 교인들은 꾀나 진지합니다.

장난스러운 풍자 운동이라고 하기에 빠른 시간 내에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점과 교인들의 활발한 활동이 눈길을 끕니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니까요. 아무쪼록 스파게티 괴물교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라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