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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국형 편의점 CU 탄생, 현장반응 들어보니…

야심작 치곤 아쉬운 점 많아 “달라진 건 인테리어 뿐 별 차이 없어”

백혜정 기자 기자  2012.08.10 13: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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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환하다, 깔끔하다.’ CU올림픽광장점을 밖에서 본 첫 느낌이다. 통유리로 이뤄진 외관은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덕지덕지 붙은 광고물대신 깔끔하게 하나로 통일된 광고전광판은 깨끗한 느낌을 더했다. 투명한 통유리 너머에는 여학생 서넛이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두고 수다 삼매경에 한창이다.

한국형 편의점 CU 1호점이 탄생한지 일주일이 지난 8일 오후 12시. 34도가 넘나드는 찌는듯한 더위 탓인지 올림픽공원은 한산했다. 하지만 이날 ‘만남의 광장’에 위치한 CU올림픽광장점엔 샤이니콘서트를 위해 모인 여학생들이 더위를 피해 모여들어 북적였다.

   
올림픽공원 만남의 광장에 위치한 ' CU 1호점'.


◆GS25에 이은 두번째 토종편의점

BGF리테일(구 보광훼미리마트)은 지난 8월1일 기존 훼미리마트를 리뉴얼한 CU를 선보였다. CU는 BGF리테일이 일본과 라이선스 계약을 끝내고 야심차게 내놓은 한국형 편의점. 이에 따라 CU는 GS25에 이은 두 번째 토종편의점이 됐다.

매장에 들어서니 바닥, 벽, 천장까지 흰색으로 꾸민 내부가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족히 100여개가 넘어 보이는 형광등이 줄지어 켜있어 더욱 화사한 느낌이다. 기존 편의점에서 한쪽에서 물건을 고르면 통로를 지나치기 어려웠던 불편함을 과감히 버리고 폭을 넓힌 것이 눈에 띈다. 상품을 품목별로 잘 구분한 것도 편리하다.

사실상 BGF리테일은 한국형 편의점에 대해 좁은 평수에 맞춰 기존 품목 가짓수를 줄이는 대신 잘 팔리는 물품으로 대체, 통로를 넓힌 것을 주 특징으로 삼고 있다. 매장점주와 고객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물건을 배치한 것도 한 차이점이다. 그러나 통로와 이용 공간 확보를 위해 상품을 축소해서인지 매장평수에 비해 물건 종류가 적어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다.

   
한국형 편의점CU는 기존 품목 가짓수를 줄이는 대신 잘 팔리는 물품으로 대체, 통로를 넓힌 것을 주 특징으로 삼는다.

CU가 이번 리뉴얼의 하이라이트급으로 소개한 아일랜드 카운터코너를 살펴봤다. 이 코너에선 소비자가 편리하도록 떡볶이, 오뎅, 도넛, 커피 등을 셀프형식으로 마련했다. 그러나 캐셔점원과 떨어진 거리로 시시각각 위생을 살펴야할 즉석식품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지 염려스러워 아쉬운 부분으로 느껴졌다.  

   
CU가 이번 리뉴얼의 하이라이트급으로 소개한 '아일랜드 카운터코너'.

아울러 공간 확보를 위해 설치한 아일랜드 카운터 밑 쓰레기통은 위생적이어야 할 상품과 한 선반에 공존해 있다. 지나치게 공간을 줄이려한 노력에 작은 부분까지 고려치 못한 듯하다. 
 
◆“명칭만 바뀌었을뿐 훼미리마트와 별반…”

한국형 편의점이라고 근사한 명함을 내놨지만 실제 방문한 CU올림픽광장점을 통해본 BGF리테일의 현 주소가 기존 편의점과 별반 다를 게 없어 사뭇 실망스럽기조차 하다.

소비자에게 변화된 편의점에 대한 느낌을 들어봤다.

인근거주자 A양은 “매장이 넓어지고 깔끔해진 것 같지만, 품목이 바뀌거나 많이 변화된 느낌은 없다”고 답했고 몇몇 다른 소비자들 역시 “매장이 넓어졌다”, “좌석이 많이 생겼다” 등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뿐 야심차게 한국형 편의점을 추구했던 BGF리테일의 전략에 대해선 별다른 소감을 들을 수 없었다.

인근 편의점 점주 C씨 역시 “기존과 달리 깨끗하고 보기에 좋은 듯하지만 명칭만 CU로 바꿨을 뿐 기존 훼미리마트와 다른 게 있느냐”며 반문했다.

기자의 눈에도 많아진 테이블과 새로 생긴 아일랜드 카운터 등 기존 편의점과 비교,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어 아쉬움이 느껴졌다. 소비자말처럼 ‘확 달라진 인테리어’만 눈에 들어왔을 뿐이었다.

BGF리테일은 여전히 훼미리마트 기존 점주와 상호변경으로 인해 마찰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미한 변화로 한국형 편의점이란 이름만 앞세워 리뉴얼을 강요한다면 소비자도 알아차리고 금세 관심을 돌리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