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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 물칠판 사업, 특정업체 몰아주기?

3자 단가계약으로 두업체가 88% 독점…교육계 출신 영업 업계 ‘불만’

장철호 기자 기자  2012.08.09 16: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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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도교육청 물칠판 구매·설치 사업이 특정업체에 편중 발주,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사업이 대부분 조달청 3자 단가계약으로 이뤄져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진행 된데다 해당업체 대표, 관계자가 전남 교육계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9일 조달청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남도교육청 산하 기관과 학교들이 올 3월부터 6월 사이 조달청을 통해 3자 단가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총 38건, 4억2237만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올 2월말 조달청에 물칠판을 등록한 G업체에 21건에 2억8730만원(68%), 또다른 H업체에 15건에 8637만원(20%) 어치가 발주됐다.

G업체에 발주한 교육기관과 학교 가운데는 화순교육지원청이 1억717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광양교육지원청 3989만원, 창평고 1958만원, 해룡고 1330만원, 영암교육지원청 1454만원을 비롯해 순천제일고와 순천풍덕초가 1000만원대를 넘겼다. 나머지 학교와 기관들은 180만원에서 7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H업체에는 광양교육지원청이 3537만원, 무안중 924만원을 비롯해 나머지 기관들은 48만원에서 500만 원대까지 발주했다.

이밖에도 곡성교육지원청과 또 다른 교육지원청은 지난 7월 4000만원대와 2000여만원대의 물칠판 사업을 G업체에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지역에는 14개 업체가 물칠판을 취급하고 있음에도, 두 개 업체가 88%의 물량을 독식하고 있으며, 지난해의 경우 방학 동안에 공사했던 관례를 깨고 올해는 3~6월 학기 중 발주된 것이 특징이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관련 업계에선 전남 교육 관료 출신이 두 업체 대표이사와 지사장을 맡으면서, 특정업체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등 상거래 질서가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업체 S대표는 "교육계 출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G업체가 올 초 물칠판 사업에 뛰어든 뒤 다수의 경쟁구도를 깨고 G업체 독점 구도로 바뀌었다"면서 "4~5년 넘게 영업하고 있는 업체들도 5~6곳이나 되는데 특허도 없고, 검증도 안된 업체에게 3자 단가계약으로 사업을 몰아주는 것은 특혜"라고 주장했다.

물칠판을 발주한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일선학교 수요조사를 통해 해당업체 제품으로 결정했다"면서도 "업체 대표가 교육청에서 같이 근무했던 터라 아무래도 그곳에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달청 3자 단가계약은 수요기관에서 공통적으로 소요되고, 신속히 공급해야 할 물자의 계약조건과 단가를 미리 정해 효율적으로 물자를 구매하는 제도다. 하지만 일각에선 수익계약 수단으로 악용해 물의를 빚기도 한다.

한편 표면이 엠보싱 처리된 물칠판은 물기 위에 바로 글씨 쓰기가 가능해 분필가루가 날리지 않으며, 롤 타입이라 기존 칠판 위에 벽지처럼 부착할 수 있어 설치도 쉽도록 고안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