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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 은정' 뺀 대우증권의 '의지'는?

차기 광고는 CEO의지 반영한 전문가 이미지로 승부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8.09 12: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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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7월말부터 불거진 걸그룹 티아라 멤버인 화영의 왕따 논란이 다소 잠잠해졌지만 '티아라 사태' 파급효과는 여전하다.

국내 주요 포털인 다음의 아고라에서는 티아라 해체 서명운동, 일부 특화 커뮤니티에서는 티아라 사태와 관련한 1인 시위까지 벌여 왕따 문제의 심각성을 재차 환기시키고 있으며 티아라 멤버들이 엮인 콘텐츠 및 광고 중단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MBC '세바퀴'와 6일 KBS2 '위기탈출 넘버원'에서는 티아라 멤버의 모습이 무편집으로 나와 시청자의 원성을 샀으며 이들이 출연 중이거나 예정인 KBS2 드라마 '해운대 연인들', MBC 시트콤 '천 번째 남자', SBS 드라마 '다섯 손가락' 등에도 하차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광고시장에서의 혼란은 더하다. 이들이 광고에 모습을 보여 곤욕을 치르는 곳은 삼성전자, 토니모리, 캐리비안 베이, 와일드로즈, 기발한치킨, G마켓 등이다.

특히 룩옵틱스는 티아라와 함께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닉쿤이 소속된 2PM을 광고모델로 기용, 울상을 짓고 있으며 지난 1일 이름을 바꾼 CU(전 훼미리마트)는 상호변경 행사로 티아라가 포함된 콘서트를 기획했다가 미스에이로 출연진을 교체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티아라의 멤버 함은정이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경찰청 전의경 홈페이지는 메인화면은 걸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로 변경됐으며 티아라에게 캠페인송과 홍보 영상을 맡겼던 고용노동부도 교체를 고민하고 있다.

   
대우증권 랩 상품 홍보판넬을 들고 있는 티아라의 은정.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기업 광고사 최초로 걸그룹을 전면에 내세워 이미지 변신을 꾀했던 KDB대우증권이 그 피해자다. 2000년대 들어서며 전문가 이미지로 대중에 어필했던 대우증권은 올해 처음으로 여자 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했지만 오히려 그간 쌓은 브랜드 밸류만 훼손됐다는 혹평을 듣게 된 것.

9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대우증권은 평온한 느낌의 광고로 중후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를 풍겨왔지만 티아라 멤버 함은정으로 모델을 바꾼 것은 처음있는 큰 모험이었다"며 "전망과 분석을 무기로 투자자의 자금을 굴리는 증권사로서는 실수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과거 전문 연예인 모델은 김현주와 박해일, 유해진, 이효리를 포함, 이번까지 다섯 차례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아이돌 걸그룹을 모델로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

2000년 초반 '사람에 투자하십시오'와 '길을 아는 사람들'이라는 카피로 '고객을 이끄는 등대'의 이미지를 살렸던 대우증권은 당시 300여명 직원 중 12명을 광고에 내보냈고 이 증권사 베스트이지닷컴은 당시 베스트 애널이던 자사 전병서 연구원을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2002년에도 톱모델 기용을 자제한 대우증권은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중심의 이미지 구축을 위해 여성 건축가 서혜림씨와 치과의사 민병진 박사, 변호사 홍승기씨, 임권택 감독, 정일성 촬영감독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불러들였다.

2003년 1년간 광고시장에서 잠잠했던 대우증권은 2004년 우량기업 주가지수 상품 'KLCI' 광고에 쇠망치와 달걀을 사용, 안정적 수익추구를 알리는 이미지 광고를 했다. 같은 해 말에는 당시 인기드라마 '파란만장 미스 김 10억 만들기'의 여주인공 탤런트 김현주에게 적립식상품의 소개를 맡겨 젊은 세대에게 장기 분산투자의 메리트를 전달했다.

이후 2007년 기업홍보에 주력해 자산네트워크 리더와 파이낸셜 리더 편에서는 개와 철새를 촬영, 국내 최초의 자연 다큐멘터리 CF를 표방하며 1등 기업의 자산관리서비스를 알렸고 2008년엔 6인용 자전거 경주로 대우증권 CMA(종합자산관리계좌)의 장점 및 6가지 혜택을 대변했다.
 
같은 해 광고에는 역시 아름다운 뒷모습의 여자가 "내려"라고 말하는 CF로 수수료까지 업계최고라는 부분을 강조했고 이어 'GLOBY'라는 캐릭터를 앞세워 아시아 대표 글로벌 IB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2009년엔 직설적인 성격의 톱스타 이효리를 전격 기용, 대우증권의 다이렉트한 매력을 어필했으며 다음으로는 이미지 광고인 '꼴라주'와 '이퀄라이징' 편을 통해 또 한 번 이 증권사 CMA의 강점을 강조했다.
 
페널티킥과 금융영토 편을 선두에 세운 2010년은 2009년 당시 2009년 자기자본 1위, 영업이익 및 순이익 1위, 4년 연속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1위 등 최고 이미지를 배경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40년 금융 노하우'의 자신감을 역설했다.

작년에는 배우 박해일이 대우증권 광고 선봉에 섰다. 2011년 최고 흥행작 '최종병기 활'에서 보여준 신뢰감과 용맹함이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 금융의 힘을 보여줄 대우증권의 이미지와 부합했다는 게 이 증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배우 김혜수의 연인이던 유해진과 '아시아의 물개' 고 조오련의 아들 조성모씨가 'Hey~ Passion, Wake Up'을 함께 외쳤고 사람이 아닌 '비버'가 나와 귀여움을 떨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 비교적 도회적인 이미지로 인기를 모은 티아라 멤버를 광고에 출연시켜 과거와 다른 모습을 연출하려했지만 패착이었다"며 "이후 광고에는 젊은 이미지로의 교체를 꾀하면서도 전문적인 이미지를 더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홈페이지 2012년 광고 섹션을 공란으로 비워두는 등의 일시적 조치로 새로운 이미지로의 재변신을 알리고자 하고 있다"며 "전문적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무엇보다 김기범 대표의 최근 의지와 관련 있는 쪽으로의 광고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홈페이지 내 홍보섹션의 2012년 TV광고란이 공백으로 남겨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