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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정원박람회 참가국 붙잡으려 '굽실굽실'

市 예산으로 박람회 체류비용까지 지원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8.09 10: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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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가 내년 4월에 개막되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참가국 정원조성비와 체류비 등 100억대의 경비를 시비로 지원키로 해 '굴욕 협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순천시에 따르면 풍덕.오천동 일원 153만㎡(46만평) 부지에 2400억원을 들여 화훼류와 수목원, 세계정원과 생태정원, 습지원 등을 조성, 내년 4월20일부터 6개월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순천시는 참가국들이 자체 예산으로 조성해야 할 자국 전통정원 조성비와 실내외 정원, 전시연출비 등 모두 120억원의 비용 전액을 시 예산으로 집행키로 했다. 참가국이 책임지는 정원조성비를 시 예산으로 쥐어주며 참가를 읍소하는 꼴이다.

이는 참가국들이 자국 경비로 공원 조성과 체류비 등을 책임지는 관행을 깬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나라 또한 외국 행사에 참가할 때 자비를 들여 참여하고 있다.

   

내년 4월에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공정율이 나무조차 제대로 심겨지지 않은채 8월 현재 60% 공정율에 머물고 있다.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정원수와 수목의 숲이 우거지고 가꿔지는데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2009년 유치때부터 5년내에 치르기에는 시일이 촉박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강행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2011년 유치확정 후 2018년에 개최되고,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2010년에 이미 결정된 것에 견주어 볼때 나무와 정원수를 활착시키고 가꿔야할 순천만정원박람회는 더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내년 순천만정원박람회는 '번갯불에 콩볶아먹는' 전광석화 박람회가 될 전망이다.

순천시는 실제로 지난해 중국 서안(西安)원예박람회에 참여하면서 중국돈을 받지 못한채 시비 3억원을 들여 '한국정원'을 조성해 놨다.

또 올초 열리고 있는 네덜란드 벤로(Venlo)세계원예박람회에도 9억원의 시비를 들여 벤로시 현지에 '순천만정원'을 만들었던 것과도 사뭇 대조적이다.

더구나 순천정원박람회에는 38개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회원국 중 현재까지 13개국 유치에 그쳐 국제정원박람회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우방국 박람회가 될 전망이다.

이와는 반대로 네덜란드 벤로박람회는 북한(DPR Korea)을 비롯해 38개 회원국 전부가 참여해 순천정원박람회와는 차원이 달랐다.

순천시는 또 참가국 행사요원들의 체류비까지 모두 지원하기로 해 주요 참가국을 대상으로 한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내년 4월 개막이지만 공정율이 60%에 머물고 있는 것도 근심거리다.

이같은 문제점이 불거지자 박람회 이사회에서조차 따끔한 질책이 쏟아졌다.

지난달 순천시청에서 열린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이사회에서 위계룡 이사는 "참가국 유치를 위해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부담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 무슨 퍼주기 박람회냐"며 회의석상에서 얼굴을 붉혔다는 전언이다. 지역시민단체인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장채열 소장도 "2009년 박람회 유치 이후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줄곧 과다예산 지출에 대한 우려를 했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허장성세를 부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비용 절감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대외 신인도가 낮은 지자체 유치행사이기 때문에 참가국을 섭외하기가 어려워 부득이 예산을 지원, 유치하게 된 것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