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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노조 공세, 부행장들 뒤 '어윤대 리스크' 탓?

실적 불구 낮은 PBR 초래…은행권 사정 악화 임기말까지 생산성압박 재개 우려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8.09 10: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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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KB국민은행 노조가 강용희 부행장과 김형태 부행장의 퇴진운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 인수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가 메가뱅크 반대 문제가 사그라든 상황이고 은행 총파업 이슈도 무산된 바 있는 상황에서 논란에 불을 지피는 상황이라 시선을 끈다.

국민은행 노조가 지적하는 부분은 직원들을 압박해 파업에 나서지 못하게 했다는 것. 즉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이며 규탄 집회에 이어 아예 민병덕 행장 이하 일부 간부들을 서울노동청 남부지청에 고소했다. 

특히 노조가 주목하는 공적은 행장이라기 보다는 강용희 부행장과 김형태 부행장으로 보인다. 메가뱅크 반대에 나선 직원들을 압박하고 노조탄압을 자행했다는 것인데, 이들 부행장은 노조와 마찰을 빚을 인물로 부행장 승진 당시부터 경계를 샀던 인물이다.

특히 국민은행-주택은행 추진 당시 매킨지 자문 문제에서 실무진으로 일했다거나(김 부행장), KB금융 인사담당 상무로 일했던 이력(강 부행장) 등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결론적으로, KB금융그룹 어윤대 회장의 인사철학 구현시 첨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대상인 셈이다.

특히 국민은행 노조로서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적으로 나타난 만큼, 우리금융 합병이라는 이슈가 무산되고 파업의 필요가 사라진 점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은행 노조가 행장 및 부행장 2인을 부당노동행위로 노동청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민대응 논란이 있으나, 이는 어윤대식 경영에 대한 총체적 반발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우리금융 합병 무산, 실적 순항 유지 관건

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KB금융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지나친 게 아니냐는 해석을 제기한다.

지난해 3분기 BIS 비율이 13.58%였던 KB금융은 올해 2분기 13.23%를 기록했다. 비교하자면 신한지주는 우선주 상환 영향으로 같은 기간 13.4%에서 12.3%로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이 기간 12.08%에서 12.68%로 상승했다. 하나금융은 약화 흐름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NIM 문제에서도 KB금융은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우수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앞으로의 영업 등 경영 문제가 순탄할지 단언키는 어렵다.

일단 금융그룹 전체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적격대출 확대 문제로 속앓이를 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돼 온 만큼 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사업 다각화면에서 추진돼 온 ING생명 합병 문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2분기 실적 설명회 일정을 늘려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지난달 30일부터 시작한 실적 설명회는 3일까지로 이틀 연장). 

더욱이 실적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며 주가는 PBR 비율에서 다른 금융그룹보다 저평가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7월 말 교보증권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KB금융의 PBR은 0.54배로 은행평균 0.58배를 하회하고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CEO 리스크' 불만 목소리 높아져

이는 일종의 'CEO 리스크'로도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지나치지만은 않아 보인다. 어 회장은 재직한 2년 동안 이룬 가장 큰 성과로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독립성 확보를 일구는 데 상당히 주안점을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는 잠복했지만) 우리금융 합병과 ING생명 인수를 동시에 추진할 여력이 있다고 호언하는 등으로 주가의 저평가 국면에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더욱이, 현재와 같이 세계경제 여건이 어려운 지경에 앞으로 상당 기간 긴축 경영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이런 상황에 다시 어 회장이 전가의 보도인 효율성 제고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이 겹치고 있다.

또 내년 7월까지인 임기도 우려 대상으로 보인다. 새 정권에 강한 어필을 하기 위해서 금년에 무리수를 두며 강한 압박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여러 점에서 보면, 우리금융 인수 문제 무산 여부와 관계없이도 노동 탄압이라는 이슈에는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있고 이런 점에서 어 회장의 노사관계의 시각을 대변할 두명의 부행장에 대한 공세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