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증권사 ‘빅 5’ 가운데 하나인 현대증권(003450)이 덩치에 걸맞은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자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49%나 줄었다. 위기에 빠진 현대증권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몸부림이 절실한 이유다.
물론 증권사의 이익 감소는 현대증권 만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재정위기로 인해 주식거래가 줄어들면서 증권업계 전반이 침체에 빠져있으나 현대증권은 유독 이익 감소폭이 크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은 최근 새로운 수장을 받아들이고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100% 가까운 1분기 순익 감소…회생 키워드는 손님맞이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최근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7개 증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현대증권은 위탁점유율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4.49%, 92.94% 감소해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KTB투자증권 조성경 연구원은 현대증권에 대해 “저평가 매력 이외의 강력한 실적 모멘텀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평가했으며,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금융환경 변화에 다소 소극적이어서 신채널 중심의 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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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대표는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수익성 악화로 인해 위기에 빠진 현대증권을 살리기 위해 '품질경영'에 나서겠다면 전사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 ||
업계에서의 평가를 차치하더라도 더 이상 현실을 좌시할 수 없던 현대증권은 극약처방으로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4월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신(사진) 사장을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1963년생의 젊은 리더로, 1987년 쌍용증권을 시작으로 2004년 미래에셋증권 장외파생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경영서비스 부문 대표이사를 역임한 정통 증권맨이다.
취임 첫 해이자 현대증권 50주년인 올해 취임한 김 대표는 지난 6월1일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품질경영’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대표는 “원칙을 중시하는 투명경영 실천과 효율적 자본 활용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며 “임직원들은 ‘실행 가능한 실천적 창의성’을 갖추고 맡은 영역에서 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각오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현대증권은 수익 창출을 위해 과감한 조직 개편을 단행, 사업 분야별 전문화 및 집중도 향상을 위해 산업분석부와 IB본부를 부문별로 변경, 1부와 2부로 분리 확대했다. 법인영업을 담당하던 금융상품법인부 역시 기관 영업영역 확대와 경쟁력 배양을 목적으로 금융상품법인 1·2부로 분할했다.
특히 투자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특판 상품에서의 회생의지도 돋보인다. 첫 번째 특판상품인 ‘연 3.7% 특판RP’는 48분 만에 완판, 두 번째 특판상품 ‘POSCO신용연계DLS’도 모집기간 중 한도 50억원에 157억원이 몰려 3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아울러 현대증권은 위기 타파를 위해 젊은 고객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0대만을 위한 ‘love20’ 서비스에서는 울랄라세션 등 유명 뮤지션과 함께하는 길거리 공연을 개최, 기존 증권사의 딱딱한 이미지를 없애는데 주력했다. 또한 기존 우수 고객들에게는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삼계탕 선물세트를 전달하는가 하면, 뮤지컬 관람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회생의지 불구, 임금인상 이슈는 부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몸부림에도 불구, 풀어야할 과제는 적지 않다. 지난해 저축은행 인수에 따른 비용과 이후 시너지 효과, 2000억원대 소송 문제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히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증권업황 전반이 불황해 빠져있지만 현대증권은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을 단행했으며, 대표적 신 채널로 꼽히는 모바일 점유율도 여타 증권사에 비해 부진한 편이다.
현대증권은 최근 임금단체협상을 통해 총 9.3%의 임금 인상 및 퇴직연금 도입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현대증권 최경수 전 대표가 금융투자협회 선거에 나가면서 임금협상이 중단됐었고, 지난해 5%와 올해 4.3%를 포함 총 9.3%의 임금인상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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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현대증권 출신이 아닌 김 대표가 노조의 입장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지난해 노조는 최 전 대표가 업무 및 직원 보호에 미흡했다는 점을 들어 퇴임운동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최 대표가 물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프라인 브로커리지 강자인 현대증권은 최근 거래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모바일 거래비중에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업계 최고인 134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는 모바일 점유율은 4%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현대증권은 오프라인 브로커리지 강자지만 최근 업계의 모바일 거래비중 증가 추세를 따르지 못하고 거래대금이 축소되면서 실적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