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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총공세에 '멘붕' 빠진 박근혜

공천헌금 파문 사태 심각…비박계 3인 '박근혜 책임론' 제기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8.07 14: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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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새누리당이 최근 공천비리 파문으로 소용돌이에 휘말린 가운데 당 윤리위원회는 공천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에 대해 출당조치인 제명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후폭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비박계 후보들은 총선을 진두지휘한 박근혜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박근혜 책임론'을 이어 갔고, 당내는 물론 야당에서도 박근혜 총공세에 가담했다. 새누리당 비박계 경선주자들은 지난 6일 재개된 대선 경선후보 서울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총선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 박 후보를 향해 공세를 펼쳤다.

김태호 후보는 "며칠 전 당 쇄신의 뒷자락에서 국회의원을 돈으로 주고 팔고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주의를 사고 팔고 한 것으로 성매매보다 더 나쁜 짓을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당내는 사당화됐고 민주주의는 실종됐다"면서 "원칙, 원칙하면서 불통무통의 이미지를 더해가고 있다"고 박 후보를 공격했다.

임태희 후보도 말을 보탰다. 임 후보는 "당이 위기에 빠진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위기"라면서 "공천에서 돈이 오갔다고 한 문제는 우리가 땀 흘려 치르는 경선을 송두리째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중대하고 크나큰 사안으로 앞으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급이 다가올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문수 후보는 한술 더 떴다. 이날 연설에서 "여러가지 비리 문제 등으로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세론'이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고, 솔직히 불안한 점이 있다"고 포문을 연 뒤 "저는 한 번도 탈당한 적이 없는데 박근혜 후보는 자기마음대로 안된다고 탈당했다"면서 "저를 보고 당을 망친다고 하는 사람이 과연 누구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 후보는 자신과 박 후보의 인생을 대비한 동영상 '남과 여'를 상영했고, 영상물 안에는 박 후보와 故 최태민 목사가 나란히 찍은 사진이 담겨 있었다. 네거티브의 극단적인 사례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공천헌금 의혹의 책임이 황우여 대표에게로 떠넘겨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국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민주통합당은 박 후보와 핵심 당직자들은 이번 사건을 사전에 미리 알고 있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 내에서도 박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 쏟아졌다. 남경필 의원은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박 후보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 하는 게 옳고, 사과의 강도는 강하면 강할수록,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지적했다.

이재오 의원은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자신의 트위터에 "농사는 심은대로 거둔다. 정치도 마찬가지"라는 글은 올린 것. 이어 "열무를 심었는데, 벌레가 반은 파먹었다. 반은 내가 먹었다"는 글도 함께 적었다.

비박계 경선후보, 당내, 야당의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박 후보는 6일 연설에서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면서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항변했다.

이어 "이 일은 누구도 성역이 있을 수 없다"면서 "모든 것을 이른 시일 내에 밝혀서 관련된 사람은 엄중 처벌해야 한다. 다시는 우리 정치에서 공천 비리가 발붙일 수 없도록 더욱 철저히 시스템 개혁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박 후보는 "나는 네거티브에 너무 시달려 '멘붕'이 올 지경'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 후보를 멘붕 상태로 만든 것은 공천헌금 파문과 네거티브 공세 외에도 또 있다. 이로 인한 지지율 정체가 바로 그것.

공천헌금 파문으로 인한 네거티브 공세 외에 박 후보는 '출산설'과 '결혼설' 등의 악성 루머에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해왔다. 또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를 둘라싼 각종 소문도 언제 다시 터져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박근혜 캠프에서도 이 같은 네거티브 등의 영향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캠프 관계자는 "고정 지지층이 확고하긴 하지만 이번 대선 승리를 위해 박 후보 캠프에서 그동안 공들여온 2040 젊은층이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 전 디도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으로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공황상태였다면 지금은 과연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인 것.

계속되는 음해성 공세가 지지율 정체를 가져오고 있고, 여기에 최근 공천비리 같은 대형 사건이 터지면서 박 후보는 위기의 8월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