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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서울시민 이 번호 모르면 간첩?"

120다산콜센터…고객 '목소리'로 감성서비스 소통

이혜민 기자 기자  2012.08.07 09: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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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화번호를 모를 때는 당연하게 ‘114’라는 익숙한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지금은 이보다 더 친숙한 번호 ‘120’이 등장했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경기도·부산에도 120의 번호가 존재하지만, 120다산콜센터가 더 낯익다. 개소 6년 만에 인지도 84%로 누구나 다 아는 번호로 성장한 다산콜센터는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있어 지금은 ‘만능 해결사’로 통한다.

다산 정약용. 그는 위민·청렴·창의의 정신을 토대로 지방행정 혁신을 주창했다. 다산콜센터는 그를 본받아 시민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지를 담아냈다. 시민의 행복총량 증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 2007년 개소한 120다산콜센터는 총 524명의 상담사가 서울시 관련 민원과 궁금사항을 풀어주는 '해결사'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고’ 콜센터가 눈 앞

다산콜센터는 서울시와 자치구의 대표전화를 하나로 통합해 만든 민원시스템이다. 전화를 통해 접수되는 단순·반복민원을 ‘신속·정확·친절’하게 응대함으로써 민원편의를 증대하고 행정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구축됐다.

지난 2007년 개소한 다산콜센터는 ‘세계 최고’가 되자는 목표하나로 거듭 성장하고 있다. 다산콜센터는 서울시, 구청 관련 민원이나 궁금한 사항을 전화로 문의하면 전문상담사가 상담하는 서비스다.

때문인지 개소 이후부터 지난 6월까지 다산콜센터에 걸려온 상담누계 수만 해도 4230만1182건이다. 콜센터에서 일평균 약 4만여건의 전화가 걸려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는 기존 콜센터의 평균치를 넘어선 것으로 다산콜센터의 ‘인기’를 입증한다.

다산콜센터는 약 2만여건의 표준상담 DB를 활용해 시·자치구 업무에 대해 상담사가 응대하고,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경우엔 해당부서 담당자에게 연결된다.

다산콜센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상담건수는 △2010년, 1318만134건 △2011년, 1197만5150건 △2012년 6월 현재 555만7474건이다.

다산콜센터에는 버스시간과 노선안내, 길 안내, 교통불편신고, 분실물 신고 등 교통과 관련된 상담문의가 가장 많이 이뤄진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공급과 버스정보안내서비스로 인해 교통상담은 줄어드는 추세다.

이외에도 다산콜센터는 수도·구정·일반상담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공연이나 행사와 관련된 문화행사 문의와 나들이 추천장소도 물어볼 수 있어 서울시민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장애인·취약계층까지 배려

다산콜센터는 서울시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 특히, 걸려오는 전화만 받는 ‘전형적인’ 콜센터가 아닌 다양한 채널을 복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청각언어장애인에게는 문자·수화 상담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주로 물품구매·병원예약 등 생활편의 상담이 이뤄지며 사회복지, 취업과 관련된 문의도 끊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수화상담은 상담사와 고객 간의 친밀감이 더해져 친절성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실제 다산콜센터로 인해 사회에서 차별받고 있는 소외감이 한결 나아지고, 외출할 때도 안심할 수 있다는 청각장애인의 감사편지도 종종 전해진다.

아울러 지난 2월부터 구축된 SNS 상담 서비스는 생활 속 사건과 사고를 빠르게 알려준다. 시민들의 관심사항을 SNS로 신속히 전파시킴으로써 시민의 궁금증을 빠르게 해소시키는 역할을 도맡는다. SNS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자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SNS 상담서비스는 상담사 6명이 문의빈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정보를 제공, 120의 전화상담을 감소시키고, 상담사의 업무효율성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산콜센터는 외국인을 위한 상담서비스도 갖췄다. ‘외국인 행복콜 서비스’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에 비례해 영어·중국어·일어·베트남어·몽골어 총 5개 언어로 내국인과 같은 친절 서비스를 실시한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120다산콜센터.

이 서비스는 외국인의 작은 고충부터 생활편의 상담과 관광안내정보를 제공하며, 외국인의 언어장벽과 문화격차 해소를 하는 등 생활 길잡이가 된다.

다산콜센터는 상담활동 외에도 시민과 함께 하고자 하는 노력도 활발하다. 지난 2008년 3월에 마련된 홀몸노인 안심콜서비스는 홀몸어르신에게 ‘손자·손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상담사들은 65세 이상 홀몸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말벗이 되어주고, 불편한 점을 해결해주며 마음을 나눈다. 이는 자치구에서 노인 대상으로 추천을 받아 1:1로 주2~3회 이뤄진다.

다산콜센터는 365일 24시간 서울시민을 위해 항상 대기한다. 효성itx, Ktcs, MPC 3개 전문 아웃소싱업체와 연계해 관리자 24명과 상담사 500명으로 총 524명의 상담사가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모든 민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야간·주말로 3교대를 실시해 상담사는 8시간씩 근무한다. 따로 교대제를 하지 않고 지정한 시간에만 근무를 하기 때문에, 시간을 할애하기 힘든 주부와 대학생들이 상담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서울시 ‘대표’ 콜센터답게 상담사 교육 또한 알차다. 신규로 들어온 상담사에게는 6주동안 240시간 교육을 받게 되며, 기존상담사은 연간 144시간의 보수교육이 진행된다. 교육내용으로는 시·구정 업무를 비롯해 응대 실습이 이뤄진다.

◆‘악성고객’ 법적조치 표명


일명 ‘감정노동자’라고 불리는 상담사들의 대한 인식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다산콜센터 민원전화 중 매달 평균 약 2300건 정도가 언어폭력이 심한 악성민원으로 집계됐다. 걸려오는 콜량이 많은 만큼 ‘악성민원’에게 더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다산콜센터는 상담사들이 민원인들로부터 받는 언어폭력의 심각성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지난 7월부터 강경 대응키로 했다. 서울시는 ‘악성고객’ 법적조치를 내리겠다고 표명한 것. 이는 카드업계가 3월부터 악성고객 대처에 발 벗고 나선 이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악성전화만 따로 처리하는 전담팀을 운영해왔지만, 법적 조치에 따라 상습적으로 걸려오는 ‘악성고객’을 담당하는 별도의 민원 관리반을 설치할 방침이다.

한편, 상담사들은 광범위한 시·구정 상담 범위에 대한 부담감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상담사들을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1회에 3개 운영업체에 각각 심리상담사 4명이 업무 외에도 광범위하게 상담을 진행한다. 1시간에 1명씩 기본4회, 최대 10회까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상담사 사이에서 반응 만족도가 우수하다.

서울시의 이러한 노력 등으로 콜센터 업계의 이직률의 심각성에 반해, 다산콜센터에는 월 4%미만의 낮은 이직률을 보인다.

운영을 맡고 있는 효성ITX 진은실 매니저는 “악성민원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도록 상담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 고객들에게 좋은 정보와 친절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복지나 환경에 좀 더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다산콜센터 심순의 팀장은 “서울시와 관계없는 콜보다는 서울시민들이 앞으로 시·부정과 관련된 문의를 더 많이 이용해주길 바란다”며 “시민들이 상담사를 ‘내 가족’처럼 여기고, 악성민원으로 인해 상처를 받지 않고 근무할 수 있는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