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런던올림픽 열기가 한창인데요. 체감하기에는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 때보다 응원 열기가 더 뜨거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베이징올림픽 때는 경기들이 수업이나 근무 중인 낮 시간대 열려 관심이 덜했지 않았나 싶네요. 반면,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은 시차로 인해 퇴근 즈음부터 경기가 시작되는데요, 그래서인지 퇴근 이후에 가족들과 또, 직장동료들과 새벽까지 이어지는 올림픽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죠.
이런 가운데 오심 논란으로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응원하는 국민들도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금치 못했죠. 모쪼록 선수들이 나쁜 생각은 떨치고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길 바랍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런던 현지에서도 우리 선수단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애를 쓰고 있는데요. 특히, 선수촌 내에서 선수단의 끼니를 책임지고 있는 조리팀은 선수들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한식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밥심'으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에게 한식만한 음식이 없기 때문이겠죠.
얘기가 나온 김에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도 한식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모락'이라는 모던 한식 레스토랑인데요,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여의도역 인근에 있습니다. 여의도역 3번 출구로 나오셔서 길을 따라 가다보면 첫 번째 골목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됩니다. 조금 가다보면 왼편에 유진투자증권 건물이 보이는데, 이 건물 지하 1층에 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외부에서 지하로 연결된 계단이 있어 그리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 회전문을 통과하면 바로 왼편에서 '모락' 매장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 |
||
| 옅은 나무색과 화이트컬러의 인테리어로 한국 전통의 멋을 세련되게 풀어낸 '모락' 매장. | ||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내부를 살펴봤는데요.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와 밝은 나무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한쪽 벽은 똑같은 모양의 하얀 도자기 그릇들로 채워 넣어 독특한 느낌을 주기하고 매장 입구에는 우리 전통 장을 연상케 하는 2층 서랍장이 놓여져 있었죠. 곳곳에서 한국 전통의 멋을 세련되게 풀어내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밝은 조명은 인테리어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화사한 느낌을 풍겼습니다.
주문한 '차돌박이 구이와 향채무침'이 먼저 나왔는데요. 넓적한 도자기 접시에 차돌박이 구이를 깔고 그 위에 야채무침을 얹은 음식이었는데, 먹기도 전에 고소하면서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습니다.
![]() |
||
| '모락나물 비빔밥'과 '차돌박이 구이와 향채무침' 세트. | ||
차돌박이는 약간 기름지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향채무침이 느끼함을 말끔히 잡아주었습니다. 차돌박이와 향채무침을 모두 섞어 드셔도 되는데요, 깔끔하게 따로 즐기고 싶다하시는 분들은 앞 접시에 조금씩 덜어 드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느새 '모락나물 비빔밥'도 나왔는데요. 밥이 담긴 비빔밥 그릇과 구절판처럼 각종 나물을 담은 둥글납작한 접시가 따로 나왔습니다. 원하는 나물을 원하는 만큼 밥에 넣어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비벼 드시면 됩니다. 아, 하마터면 깜빡할 뻔 했네요. 비빔밥의 밥도 쌀밥이나 보리밥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쌀밥과 보리밥을 섞어 주문하실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저는 나물을 몽땅 넣고 비볐는데요. 나물 하나하나의 간이 삼삼해 모두 넣고 고추장과 함께 비벼도 짜지 않으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된장국도 나오니 국물 한 두 숟가락 넣어서 비비시면 잘 비벼지겠죠?
비빔밥 하면 계란후라이가 올라간 돌솥비빔밥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특징이죠. 그런데 '모락나물 비빔밥'은 나물 자체의 향과 담백함이 특징이었습니다. 나물 하나하나의 맛을 살리면서도 한데 어우러지는 맛이었죠.
막걸리와 동동주 등 전통술도 함께 곁들여도 좋을 텐데요. 술을 못하시는 분들은 후식으로 식혜나 수정과를 드셔도 됩니다.
"한식을 한식답게, 또 한식을 한식답지 않게 만든 음식." '모락'의 '차돌박이 구이와 향채무침'과 '모락나물 비빔밥'을 맛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한식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이를 새롭게 풀어냈다고 할까요? 한식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뿐 아니라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도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