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다논-풀무원 조인트벤처'에 서울우유 '발끈'…소송 거나?

기존 사업파트너와 상당 계약기간 남았음에도 새 제휴 체결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8.03 14:12:5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서울우유와 다논코리아의 사업제휴가 끊어질 위기다. 당초 서울우유와 유통대행 계약을 맺었던 다논코리아가 풀무원과 새로운 사업제휴를 맺었기 때문.

발효유 전문기업 다논코리아(이하 다논)는 3일 "풀무원 홀딩스와 지난 2일 50대 50으로 동일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조인트 벤처를 설립했다"며 "이를 통해 풀무원의 요구르트 제품 제조 및 신제품 론칭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논, 사업파트너 두고 사업제휴 또 맺어

그러나 다논의 이번 사업제휴는 기존 파트너사인 서울우유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 문제가 불거졌다. 다논과 풀무원의 조인트 벤처설립은 향후 서울우유의 잠재적인 시장경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논의 대표 발효유 제품인 '액티비아'. 세계 1위 요구르트 제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서울우유 측은 "계약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다논으로부터 직접적으로 통보받은 바는 없고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서울우유)와의 계약위반 부분이 있는지 검토를 통해 향후 소송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우유는 앞서 지난해 6월 다논과 가정배달 유통망 사업제휴를 체결해 현재까지도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우유와 다논과의 계약기간은 상당기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다논 측은 "서울우유 측에서는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며 "그러나 서울우유와의 관계를 존중할 것이며 계약해지 계획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논이 서울우유와의 계약체결 시 계약기간을 비밀에 부치면서 언제든지 계약해지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논 관계자는 "그렇지 않다"며 "계약 내용 중에 비밀유지 조약이 있었던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풀무원 측은 다논과 서울우유의 파트너 관계를 몰랐다는 반응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회사 임원과 다논 대표가 사석에서 우연히 만나 자연스럽게 파트너십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그런(다논과 서울우유의 사업제휴) 부분은 잘 몰랐다"고 말했다.

◆"풀무원 발효유시장 안착 어려울 것"

다논과 서울우유의 사업제휴 관계 유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다논과 새롭게 파트너십 체결을 통한 풀무원의 유가공사업 진출은 "사업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논이 국내 발효유 시장에서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다논은 지난 1990년 두산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 첫 진출했으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채 1996년 국내에서 철수했다. 이어 2009년 국내 재진출해 LG생활건강을 통해 일반유통망에서 판매해왔다. 2011년 6월부터는 서울우유와의 제휴를 통해 가정배달 유통망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다논의 국내 재진출이 4년째 접어들었지만 다논의 발효유 시장 점유율은 2%에도 못미칠 정도로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다논의 시장영향력은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세계 1위 요구르트 브랜드라고 하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 등 한국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논 제품의 가정배달 유통망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우유 관계자 역시 "다논 제품 판매는 사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다논 제품이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우려에 풀무원은 "다논 제품이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지만 세계 1위 브랜드이고, 바른 먹거리를 추구하는 풀무원의 가치관과 맞아 떨어진다"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지켜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