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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한식세계화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엇박자'

전지현 기자 기자  2012.08.03 14: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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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식사시간이 되면 자주 찾는 곳이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소재 농협유통 외식사업부가 운영하는 ‘두레미담’이란 곳인데요, 국내 농림축수산물 관련 상품의 구입, 개발 및 판매 등을 주요사업으로 펼치는 농협유통 내 외식사업부에서 직원들이 직접 직영형태로 운영하는 브랜드로 현재 서울대점, 여의도점 등 두 곳이 있습니다.

농협유통 웹사이트를 살펴보면 ‘농산물을 책임지고 신선하고 청정한우만은 고집하는 곳’,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와 맛을 이어가는’이라며 ‘두레미담’을 정겹게 소개해 마음이 포근해지기까지 합니다.

‘두레’의 원래 의미는 ‘농번기에 마을사람들끼리 힘을 합쳐 일을 한다’는 것이고, 또 함께 먹는 밥은 ‘두레 밥’이라고 했습니다. 이렇듯 ‘두레미담’이라는 명사 속에는 ‘함께 먹는다’는 의미의 ‘두레’와 맛 ‘미’자와 말씀 ‘담’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농협은 자신들이 공급하는 좋은 식재료로 정성껏 조리된 맛깔 나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 함께 좋은 음식을 드실 수 있는 곳이란 뜻에서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곳은 한우, 쌀, 김치 등을 믿을 수 있는 국내산 농협 식자재로만 사용한다 합니다.

하지만 최근 ‘두레미담’ 여의도점을 방문했을 때 다소 의아스런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눈썰미가 좋은 분들이라면 위 사진 속 두레미담 여의도점 추진목표에 ‘이탈리안 푸드 레스토랑 입지 구축’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음을 발견했을 겁니다. 바로 이어지는 두 번째 추진목표로는 ‘한식 세계화의 초석을 이루겠다’는 문구도 있죠. 

어찌 보면 사뭇 아이러니한 두 목표에 담긴 뜻이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초창기 두레미담 오픈인 2010년도에는 이탈리안 음식과 한식을 같이 운영하고자 했으나, 이탈리안 사업이 철수한 상태”라며 “당시 사업목표 현수막일뿐”이라고 일축하더군요.

‘뭔가 있지 않을까’ 궁금함이 컸었는데…, 힘 빠지는 대답이었습니다.

최근 국내 대기업이 한식의 우수한 맛과 품질을 세계로 알리기 위해 ‘한식 세계화’를 전략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것은 이제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입니다.

유통업계에서는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이 주말 영업을 중단하는 이슈가 지금껏 소비자의 관심 속에 있죠. 농협은 ‘농민을 위한 조합’이란 이유로 제외된 바 있었습니다. 단순 초기 사업이라고 밝혔지만 농민을 위해 만들어진 조합인 농협이 유리할 때만 ‘농민’을 앞세우기보다는 진정 ‘농민을 향한’ 마인드를 가져야하지 않을까요. ‘두레미담’에 담긴 포근한 뜻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