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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질주본능 지배자’ 인피니티 G37R

‘예술’에 근접한 스포츠세단의 진수…韓·美·中 1850대 한정판 출시

노병우 기자 기자  2012.08.03 09: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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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드라이빙 본능을 자극하는 역동적인 스타일’, ‘예술이라는 단어를 허락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세단’ 인피니티 G시리즈에 대한 찬사다. 인피니티에게 G시리즈란? ‘복덩이’나 다름없다. 국내시장에 들어와 브랜드를 정착시킨 모델이 바로 G35세단 모델이고, 이후 출시된 G37세단 모델은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모델 6위에 오르는 등 지속적인 G시리즈 열풍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뉴 G 레이싱 리미티드 에디션' G37R 드라이빙 본능을 자극하는 역동적인 스타일
이런 인피니티의 G시리즈가 지난 해 12월 ‘뉴 G 레이싱 리미티드 에디션’ G25R과 G37R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더욱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전 세계에서 한국·미국·중국 3개 국가에서만 1850대만 공급되는 한정판으로 출시됐다는 점이다.

인피니티가 한국 시장에 쏟고 있는 관심을 분명하게 보여준 ‘뉴 G 레이싱 리미티드 에디션’은 희소성과 함께 G시리즈 특유의 독창적인 스타일과 파워 있는 주행 성능으로 많은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런 마니아들의 설레는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종자부터 다른 G37R을 직접 시승했다.

   
특유의 더블 아치 그릴과 부릅뜬 눈처럼 강렬한 바이제논 헤드램프, G시리즈의 혈통다운 아름다운 뒤태
◆고집스런 장인정신이 만들어냈다 ‘군더더기 없는 동양의 멋’

시승하기 전, G37R의 몸매부터 구석구석 관찰했다. 만족스러운 첫인상. 곡선과 볼륨감을 강조한 후드, 역동적 루프라인만으로도 견고하고 고급스러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잘빠진 허리춤의 S라인은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전후측면 모두 기교보다는 자동차의 기본 성능에 충실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그 때문인지 G37R의 전체 디자인엔 화려함보다는 물 흐르는 듯한 부드러움, 절제된 아름다움이 녹아 있다. 인피니티 특유의 더블 아치 그릴, 부릅뜬 눈처럼 강렬한 바이제논 헤드램프가 전면을 차지해 질주본능을 강렬하게 표했다.

뿐만 아니라 G시리즈의 혈통임을 알 수 있는 L자형 LED 리어램프·트렁크와 일체형으로 디자인 된 스포일러·듀얼 머플러로 마무리된 후면부의 스포티함도 G37R 뒤태의 아름다운 매력을 살려주고 있다.

외관의 절제된 아름다움이 내부 인테리어의 우아함으로까지 이어졌다. 운전자가 빠르고 정확하게 조작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전자식 발광 게이지가 적용된 클러스터의 시인성과 가독성은 다른 차량보다 훨씬 뛰어나다. 덕분에 주행거리와 순간연비 등이 표시되는 트립 컴퓨터의 정보도 폰트의 사이즈가 커 운전 중 시선을 크게 분산시키지 않아도 충분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주 기능으로 하는 오디오의 작동 요령이 쉽지 않고 내비게이션의 비주얼과 맵도 세련되지 못했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날씨 때문인지 통풍시트가 없는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공간에 대한 만족감은 매우 높은 편. 동급 최고의 레그룸과 여유로운 헤드룸은 운전자와 차량사이에 안락함과 일체감을 조성한다. 건장한 성인 남자들이 타도 편안하다고 난리다. 여기에 동양의 곡선에서 영감을 받아 일본 서예(Shodo)의 특징을 물결무늬로 구현,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해 현대적인 감성을 살렸다. 

   
동급 최고의 레그룸, 전자식 발광 게이지가 적용된 클러스터의 높은 시인성과 가독성
민첩한 핸들링, G37R의 접근은 ‘소리 없이’

G37R에는 14년 연속 워즈 오토 10대 엔진에 선정된 VQ엔진 시리즈인 VQ37VHR 엔진이 탑재됐다. 최대출력 330마력, 최대 토크 36.8/5,200(kg.m/rpm)를 발휘하는 엔진이다. 심장이 탱크나 다름없다. 시동을 켰을 땐 고요하지만 웅장한 엔진 소리가 들렸다. 외유내강처럼 부드러움 뒷면에 강인함을 감추고 있을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는 저절로 입이 벌어질 정도의 힘 있는 출발과 가속력을 발휘했다. 적어도 힘에서 만큼은 지금껏 경험한 동급의 어떤 차보다 뚜렷한 우위의 성능을 보여줬다. 넘치는 힘 때문인지 애를 써도 부드러운 출발이 불가능할 정도로 가속페달의 반응이 너무 빨랐다.

민첩한 핸들링과 너무 편안해 거친 노면인지 몰랐을 정도로 받아들이는 포용력도 넉넉했다. 특히 수동모드가 포함된 7단 자동변속기와 패들시프트를 적절하게 교환해가며 빠른 속도로 굽은 도로를 달릴 때는 짜릿했다. 다만, 패들시프트가 칼럼에 고정되어 있어 와인딩시나 깊숙한 코너에서의 조작이 조금 불편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코너링이다. 급한 조작에도 적당히 무거워지는 핸들의 압력, 코너링 시 트랙션을 높여주는 LSD(Limited Slip Differential)시스템과 접지력 강화를 위한 스포츠 서스펜션에 18인치 알로이 휠의 장착 때문이다. 옆으로 파고드는 것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다. 고출력에 의한 주행성능 향상으로 다른 차들에 비해 연비가 떨어지지만, G37S 모델보다 0.2km/l 높아진 9.5km/l로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보스Ⓡ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은 10개의 스피커를 통해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바로 옆에서 듣는 것처럼 생생한 음향을 제공하고, 드라이빙을 즐기는 동안 자연음에 가까운 최상의 사운드를 제공한다. 뻥 뚫린 도로에서 멋진 G37R의 창문을 열어놓고 음악을 빵빵하게 틀어놓으면 강력한 질주본능이 어느새 운전자를 지배한다.

열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인피니티 G시리즈와 한정판이라는 옵션이 붙은 G25R과 G37R 두 모델은 마니아들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판매 가능한 물량이 25대 정도 남았다고 한다. 마니아라면 얼마 남지 않은 기회를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모른다. G37R의 가격은 5340만원(부가세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