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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 ING생명…매각도 노조협상도 '깜깜'

노조 "사측, 협상의지 없다" VS 사측 "구체적 대안 들고 나와라"

이지숙 기자 기자  2012.08.02 17: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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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ING생명 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지 3일이 지났다. 노조 측은 본사 직원 1000여명 중 장기휴가자를 제외한 약 700여명이 참여한 이번 파업을 통해 단체협약에 따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고용안정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ING생명이 매각을 앞두고 있는 만큼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되면 노조와의 협상이 빠르게 마무리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7월말로 예상됐던 발표가 늦어지며 파업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사안도 사측과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노조-사측 기싸움…고객서비스는 안정화

ING생명 노조는 현재 강원도 평창 모처에서 집단으로 합숙하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단체 활동을 지속하며 매각 추이에 따라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ING생명 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지 3일이 지났지만 노조와 사측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파업 3일째임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노조의 요구사안에 대해 전혀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NG생명 한국법인 이기철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노조원들에게 문자 등을 보내며 계속해서 방해공작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복귀한 직원은 없으며 요구사안에 대한 논의도 없었다”며 “해결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ING생명 노조는 파업을 이어나갈 자금이 충분히 마련된 상태로 5~6개월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NG생명 노사 갈등은 지난 4월 사측이 노조파업에 따른 대응으로 ‘업무연속성계획(HR BCP)을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불거졌다. 노조 측은 HR BCP가 노조를 파괴하려는 계획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에 대해 임직원이 책임을 져야하고, 이와 더불어 고용안정, 매각과정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ING생명 측은 ‘사측이 협상의지가 없다는 것은 거짓’이라며 몇 차례 논의과정에서 교섭중단, 교섭결렬을 선언한 것은 오히려 노조 측이라고 말했다. 또, HR BCP는 2003년부터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최소한의 고객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노조 해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ING생명 관계자는 “파업기간 중이라도 고객들의 위급사항을 위한 서비스를 지속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매각과정은 프라이빗딜인 만큼 관여한 몇몇만이 알고 있는데 이를 공개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두 사안에 대하선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비정규직은 조직 내에 아주 일부분에 불과한 만큼 사실 노조의 주장은 명분에 불과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고용안정 부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면 얼마든지 협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ING생명 사측은 파업 후 본사에 약300명의 직원만이 남으며 고객서비스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서비스 지연사태는 3일이 지나며 점차 개선돼 현재 어느 정도 안정화된 상태라고 밝혔다.

◆KB금융 인수도 ‘오리무중’

한편, ING생명 노조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보이며 매각작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NG생명 한국법인 입찰에는 현재 KB금융지주가 단독으로 참여한 상태며 AIA생명은 한국법인을 포함한 ING생명 아시아태평양법인 전체를 사들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최근 업계서는 KB금융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면서 보험영업이 약한 KB금융에서 ING생명 근로자의 고용을 최대한 보장하면 파업 또한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AIA가 한국법인 인수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결과는 또다시 불확실해진 상태다.

특히 ING생명 노조가 외국계 회사로의 매각에 ‘절대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매각이 확실시되면 바로 저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혀 AIA생명 인수 시에는 노사 간의 갈등이 더욱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번주까지는 보험업계가 비수기였지만 점차 바빠지는 시기가 오며 파업이 계속될 경우 고객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노조 측은 이번 임직원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노동조건 개선 전에는 파업 철회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