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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새 억단위 추락'…서울 아파트값 '추풍낙엽'

금융위기 때보다 평균 6000만원 하락…거래량도 '반토막'

박지영 기자 기자  2012.08.02 12: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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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더 이상 추락할 곳도 없을 만큼 바닥을 기었던 아파트 값이 또 떨어졌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서울시 소재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4억2468만원.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6000만원이상 떨어진 수치다. 거래량도 4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웬만큼 싼 값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게 부동산업자들 전언이다. 악재에 악재를 거듭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의 현주소를 따라가 봤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012년 6월 주택 매매거래 동향 및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평균 4억2468만원으로, 상반기 통틀어 총 6602건이 거래됐다. 4년 전 금융위기 때보다 6334만원이 더 떨어진 셈이다. 거래량 또한 반토막을 넘어 61%나 줄었다.

   
 
서울 강남3구와 강북3구를 비교해 보면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2008년 8월 말 당시 평균 6억5000만원선이던 강남‧서초‧송파 구 아파트값은 올 6월 말 기준 6억원대로 약 5000만원 떨어졌다. 강북을 대표하는 노원‧도봉‧강북 또한 현재 2억4000만원선에서 거래되며, 금융위기 때보다 7800여만원 하락했다.

◆실거래가 1억원 떨어진 곳도

부동산114 시장분석팀 김민영 연구원은 “무엇보다 대외 경제여건 악화로 얼어붙은 매수심리가 아파트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강남권의 경우 시장회복 기대감을 불어넣었던 재건축사업마저 지연되면서 수요자들의 발을 붙잡았다”고 설명했다.

즉, 경기침체에 더해 재건축사업마저 더뎌지면서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얘기다. 
 
이러한 탓에 최근에는 시세 보다 낮지 않으면 거래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강남 개포동에 위치한 주공1단지 42㎡형의 경우 금융위기 당시 7억500만~7억1000만원선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6억~6억4000만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4년 전보다 무려 1억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그나마 주공1단지는 서울에서도 주목받는 재건축단지인데다 투자수요 비중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경기영향을 받지 않은 축에 속한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건축시장까지 안 좋아져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북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강북 미아동 SK북한산시티 단지 내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5000가구가 넘는 대규모단지라 그나마 거래가 종종 되고 있지만 수요자들이 중소형물건이라도 웬만큼 싸지 않으면 거래에 나서지 않으려 한다”고 귀띔했다. 

4년 전 2억9000만~3억1000만원이었던 SK북한산시티 81㎡의 실거래가는 6월 기준 2억7000만원선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거래량이다. 2008년 8월 9건이었던 거래건수는 올 6월 말 단 1건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부동산시장은 요지부동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 또한 현재와 비슷한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가들 발(發) 경기침체에 믿었던 독일마저 국채금리 급등 등으로 시장회복이 쉽지만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 정부가 노력을 하고 있긴 하지만 시장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지난 7월12일 한동안 동결됐던 기준금리가 3%에서 2.75%로 인하됐고 DTI 규제 완화 등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며 “여기에 지속되는 더위와 올림픽 시즌, 계절적 비수기에 더해 대선까지 맞물리며 당분간 아파트시장은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