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금소연 '양치기소년' 되지 않으려면…

이지숙 기자 기자  2012.08.01 16:44:0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 상반기 변액연금보험 수익률로 보험업계에 크게 ‘한방’을 날린 금소연이 기자들에게 ‘믿을만한 취재원’이 못되고 있는 것이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소연이 발표한 컨슈머리포트는 생명보험업계 최대 이슈였다. 생보협회와 금소연은 몇 일간 서로 반박자료를 내놓으며 자신이 계산한 수익률이 옳다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결국 금소연이 수익률 산출에 일부 오류가 있었음을 시인하며 싸움이 일단락됐지만 보험사들이 소비자에게 사업비, 수익률에 대해 정확히 공시해야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금소연의 공은 컸다.

하지만 보험업계와 변액연금 공방으로 ‘잘못된 근거’를 내세운 것이 확인된 금소연은 이후 점차 신뢰를 잃고 있다. 변액연금 상품에 대한 논란이 진정된 후에도 금소연은 몇 차례 변액연금의 부당한 면을 지적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기자들과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금소연은 지난 7월27일에도 보험출입 기자들에게 변액연금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험사들이 변액연금 수수료로 큰 이익을 남겼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는 기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만한 내용이었지만 실제로 취재를 진행한 기자는 거의 없었다. 물론 보도자료가 기반이 돼 작성된 기사도 손에 꼽혔다.

가장 큰 이유는 변액보험 수익률 때와 같은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보도자료는 생보사가 수탁보수, 운용보수 등 추가로 부가하는 변액보험 수수료를 자산운용사보다 높게 부가해 수수료차익을 챙겼다는 내용으로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으나 몇몇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일부 수치는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최근 금소연은 변액연금 자료 발표 당시 내부적으로도 자료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한동안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소연이 지속적으로 오류가 있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기자들에게 신뢰를 잃은 것 같다”며 “이번 자료와 관련해 문의전화가 많지 않았고 알아본 결과 보도자료에는 해당 기업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중요한 숫자임에도 오타가 있었다”고 말했다.

   
 
기업의 감사자로 존재하는 소비자단체의 역할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소비자들의 피해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해 기업을 압박하기도 하고, 잘못된 상품에 대한 고발자 역할도 맡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신뢰할 수 없는 자료를 제공한다면 금소연은 ‘양치기소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 권익 보호’라는 존재의 이유를 다시 생각하고 기업의 개선을 위한 비판을 지속해나가야 할 시기다. 금소연의 다음 ‘한방’이 소비자를 위한 발전적인 해결책을 담고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