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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 한국시장서 물러나는 사연

AS센터 문제 단계적 정리, 특화전략 실패 이유

유재준 기자 기자  2012.08.01 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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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HTC가 끝내 한국지사를 철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HTC는 이용자들의 AS센터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사안들을 단계적으로 정리하고, 한국지사에 20여명 직원들도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HTC코리아를 철수한다고 밝혔다. HTC는 앞서 브라질 지사 및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연구개발센터도 폐쇄한바 있다.

HTC 관계자는 “HTC는 한국지사를 철수하고, 순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며 “하지만, 향후 일정 및 계획과 관련, 구체적인 사항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HTC는 지난해까지 스마트폰 센세이션XL부터 디자이어HD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는 등 경쟁력을 갖춰, 외국 제조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왔다.

   
HTC가 최근 한국지사 철수를 밝히면서, 향후 단말기 자급제 및 MVNO를 통해 한국시장을 재공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게다가, HTC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단말기 사후 서비스 기간을 2년으로 늘려 한국 이용자들의 입맛을 맞추는 등 전략을 강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국내 제조사 전략 강세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HTC는 대기업 대비 시장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경우 국내 제조사가 96.4%를 기록한 반면, HTC는 0.7%를 나타냈다.

이는 HTC가 국내 이용자들을 위해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음악 콘텐츠 활용에 특화된 헤드폰을 함께 내세워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가 늦어지는 등 기본에 충실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HTC가 앞세운 스마트폰 전략기능 가운데 하나인 모바일 영화서비스 ‘와치’ 기능도 콘텐츠 수급문제로 6개월 이상 국내 시장 출시가 미뤄지면서, 이용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제조 업계서는 HTC가 단말기 전략을 재정비하고, 단말기 자급제 및 MVNO를 통해 보급형 라인업을 갖춘 뒤, 한국시장을 재공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HTC 원X와 디자이어C 등 새로운 제품 출시계획이 보류됐다고 알려졌으나, HTC는 지난 6월 말 블로그 대상 체험행사를 마련, 5명씩 한 팀을 이뤄 진행된 체험이 3일간 이어졌다고 밝혔다.

HTC 관계자는 “블로그 대상 체험행사를 진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단계는 아니라 제품에 대한 문의가 많아 대응 차원으로 자리를 마련한 것뿐이다”며 “올해 상반기부터 지금까지 제품 출시 관련해 본사로부터 어떠한 계획도 들은 바 없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은 HTC뿐만 아니라,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소니MC)·모토로라 등 외국 휴대폰 제조사들에게도 비슷한 상황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올해 상반기에 출시될 외산 단말기 가운데 큰 기대를 모았던 것은 소니MC ‘엑스페리아S’였으나, 전파인증만 마치고, 출시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으며, 모토로라 또한 지난해 모토로라 레이저 출시 이후 제품 라인업이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출시가 예고되고 있는 애플 아이폰5도 공개돼 봐야 경쟁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재 시장경쟁은 과열된 상태다”며 “화웨이, ZTE 등 중국 제조사 또한 출시기회만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