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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분수대 물놀이 안전할까?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8.01 14: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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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최고기온 경신은 놀라운 소식도 아니게 된지 오래입니다. 때문에 동네마다 자리 잡은 분수대에는 꼬마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데요.

지난 주말, 집에만 있어서는 더위를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기자도 길을 나섰습니다. 서울을 벗어나 평택에 거주하는 지인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는데요. 오랜만에 콧바람을 쐬니 기분은 좋았지만 피부를 홀라당 벗겨버릴 듯한 강렬한 햇볕에 금세 녹다운되고 말았습니다.

그때 지인이 제안한 곳이 바로 평택호수 공원에 위치한 분수대였는데요. 지역을 불문하고 분수대가 있는 곳에는 꼬마손님들이 넘쳐나죠. 이곳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에 꼬마손님들은 물총까지 챙겨와 물놀이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체면불구하고 그 속에 뛰어들어 함께 놀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이성이 본능을 이기는 바람(?)에 그런 추태는 부리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분수대 물놀이, 과연 안전할까요?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이 어디에 어떻게 보관되고 있는 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위생과 안전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환경부는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물놀이형 수경시설의 지난해 운영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전국 567곳 가운데 28곳이 수질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서울 8곳, 인천 3곳, 경기 11곳에서는 대장균이 나왔고 탁도와 산도가 기준치를 넘은 곳도 있었습니다.

수질분석을 아예 하지 않아 자료가 없거나 한 달에 한 번 이상 하지 않은 수경시설도 129곳이나 됐다고 하니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분수대 물놀이 이후 눈병이나 피부병을 호소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인데요. 특히 여름철에는 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미생물이나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됩니다. 물이 고여 있는 상태라면 전염병의 위험은 더 증가해 결막염, 피부염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놀이를 마친 뒤에는 꼭 깨끗한 물로 다시 한 번 씻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분수대 물놀이를 즐길 때 지켜야할 안전규칙은 또 있습니다.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져서 다치는 안전사고 때문인데요.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꼭 신발을 신고 놀게 해야 합니다. 또 어린이는 순간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얕은 물에서도 익사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활동반경이 넓어지는 만 6~9세 이하 어린이들은 보호자의 통제권을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이므로 사전에 주의를 줘야 하고, 젖은 옷을 오래 입고 있지 않도록 갈아입을 수 있는 여벌옷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매년 분수대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이 증가함에 따라 환경부는 이들 수경시설에 대해 저수조를 청소하거나 용수를 교체하도록 조치했고, 수질기준을 초과했거나 이용객이 많은 수경시설을 중심으로 7~8월 중 수질관리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존의 분수가 경관 창출을 목적으로 설치, 운영됐다면 올해 도심 속 분수는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면서 마셔도 될 만큼 수질관리를 한층 강화한다는 복안인데요. 나아가 수경시설의 수질관리 기준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남은 여름, 조금은 마음을 놓고 가족들과 함께 도심 속 분수를 찾아 물놀이를 즐겨도 될 것 같습니다. 단, 안전수칙 엄수는 필수라는 사실 잊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