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바닥 친' 금융지주, 효자계열 덕에 '체면치레'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8.01 13:58:05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로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암울한 실적을 발표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및 일회성 이익 상실 등으로 KB(105560)·신한(055550)·우리(053000)·하나(086790)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주그룹의 실적을 메워준 ‘효자계열사’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올 상반기 그룹지주의 ‘동아줄’ 역할을 톡톡히 한 각 계열사들을 살펴봤다.

KB금융그룹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발생했던 일회성요인 소멸, 순이자이익과 수수료 수익 등의 감소로 전 분기보다 9.24% 감소한 54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전체 당기순이익은 1조150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어려운 영업환경에서 안정적 실적을 달성했다는 것이 금융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순이자이익은 순이자마진(NIM) 축소로 전분기 대비 0.5% 감소한 1조7877억원을 기록했으나 상반기 기준으로는 3조5847억원을 기록했다. 꾸준한 자산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4.4%(1505억원) 증가했다고 KB금융 측은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KB금융의 상반기 실적은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선방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했다는 평이 우세하다.

국민은행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억원을 기록, 일회성이 있었던 전년 동기대비 37.4% 감소했다. 하지만 은행의 안전성을 나타는 자본적정성 비율의 경우 BIS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본(Tier I)비율이 각각 13.36%와 10.33%를 기록해 국내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했다.

현대증권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순이자마진은 2.93%로 전분기 대비 4bps 감소했는데, 타 은행들에 비해서는 하락 폭이 작았다”며 “대출금은 전분기 대비 2.0% 늘어났는데, 가계대출(1.4%)보다는 기업대출(2.8%) 증가율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 박진형 애널리스트도 “이번 실적은 어려운 은행권 영업환경 속에서도 특별한 일회성 요인 없이 안정적 실적을 달성했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지주의 2분기와 상반기 당기순이익 규모 역시 1년 만에 대폭 감소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과 전반적인 성장 둔화로 그룹의 경상적 이익 수준이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지주는 2분기 63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22.8%, 전분기와 비교해도 23.6% 감소한 것으로 금융권 실적 악화 대열에 동참했다.

신한지주의 이러한 실적은 은행을 비롯한 다른 계열사들의 실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상반기 중 당기순이익이 1조48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8% 감소했고 하이닉스 유가증권 매각익이 발생했던 전분기 대비로는 40.9%나 줄었다.

이런 가운데 신한생명이 계열사 중 유일하게 전분기 대비 실적이 상승세를 기록해 신한지주 그룹사 전체의 실적이 힘을 실었다. 신한생명은 꾸준한 수입보험료 증가세를 바탕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0.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비은행 부문 실적은 증권, 캐피탈 등 일부 계열사에서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대비 3.7% 하락하는 데 그쳐 61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그룹 전체이익에서 36.8%의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나금융그룹의 2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일회성 요인 감소로 전 분기보다 1조원 이상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1조896억원 줄어든 225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조5399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2분기에 투자주식 매매평가익 감소 등 일회성 요인으로 1분기 대비 640억원 감소한 21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2월 자회사로 편입된 하나저축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이 16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그룹 역시 순이익 감소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김수현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36.1% 감소한 4270억원으로 컨센서스(4718억원)을 밑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또 “벽산건설 관련 추가 충당금, 1조원 규모의 부실채권 매·상각 단행, 기업 신용평가에 따른 추가충당금 발생으로 연결기준 대손충당금은 69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실적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우리아비바생명 인수와 관련해서 “(영국 아비바그룹과) 얘기 중에 있다”며 “자회사를 만드는 것이 우리금융의 효율적인 선택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위험분산에 골몰하고 있다. 바젤 III 시대 대비와 불경기 부실자산 증가로 은행부문이 건전성 관리 부담을 지고 있는 가운데 다각도의 수익모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