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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개인컵 사용? 커피전문점 친환경 '보여주기 식'

"가맹점주 참여유도 어렵다" 변명·금연거리에서도 버젓이 흡연구역 운영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7.31 16: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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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이상고온과 무더위로 기후변화 문제가 점차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며 많은 사람들이 환경보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에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도 환경보호와 관련된 정책, 사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커피전문점 업계도 환경보호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소비자 접점에 있는 이들 커피전문점들의 환경보호 활동은 소비자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회용컵 줄이고 머그잔·개인컵 사용 유도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이하 스타벅스)는 지난해 1월 환경부와 함께 '일회용 컵 없는 매장'을 선포하며 환경보호 동참 의지를 나타냈다. 이후 일부 매장에서 '일회용 컵 없는 매장' 제도를 시범실시 한 뒤 현재는 전국 매장으로 확대·운영 중이다.

그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스타벅스 매장 내 머그컵 사용비율이 40%를 넘어 '일회용 컵 없는 매장' 제도 실시 이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많은 커피전문점들이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컵 대신 머그잔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은 '일회용 컵 없는 매장' 제도를 운영 중인 스타벅스 매장.
카페베네도 환경부, 환경단체와 협력해 '머그잔을 권하는 카페베네'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주문 시 고객에게 매장 내에서 이용할 것인지, 테이크아웃(포장)해 갈 것인지를 물어 매장 내에서 음료를 마실 고객에게는 일회용컵 대신 머그잔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환경보호에 동참하기 위해 회사차원에서 머그잔을 권장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위생측면을 우려해 일회용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 실제 머그잔을 이용을 이끌어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환경보호? "남의 얘기"

커피전문점들은 이처럼 위생문제를 우려해 머그잔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개인텀블러 소지 시,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환경보호 노력을 보이고 있다.

스타벅스, 카페베네, 투썸커피, 커피빈 등은 개인텀블러를 가져올 경우 음료 금액의 300원을 할인해준다. 할리스커피의 경우 음료가격의 10%를 할인해주고 있다. 이와 같은 음료가격 할인혜택은 단순 머그잔 사용권유보다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엔제리너스커피와 탐앤탐스커피 등은 이 같은 할인혜택을 제공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환경보호에 뒷전이고 소비자 편의도 외면했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엔제리너스 한 매장 관계자는 "개인텀블러 할인은 회사차원에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고객들에게 머그잔 사용여부는 묻고 있다"고 말했다.

탐앤탐스커피 관계자도 "텀블러 할인의 경우 환급 문제 등이 있는데, 가맹점주들에게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며 회사정책 상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연거리에서 흡연구역 운영?

또한, 이들 중 몇몇 커피전문점들은 현재 '금연거리'로 지정된 강남대로 근접 매장에 흡연구역을 운영하고 있어 도마에 올랐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지난 6월1일부터 강남역 9번 출구부터 신논현역 5번 출구(뉴욕제과, 교보강남타워 쪽)와 강남역 11번 출구부터 신논현역 6번 출구(롯데시네마, CGV영화관 쪽)까지를 금연거리로 지정·시행 중이다.

   
강남대로 금연거리(좌측 사진)에 인접한 커피빈 테라스(우측사진)는 금연 표시가 돼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흡연구역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 거리에 자리 잡은 커피전문점 수는 10개 남짓이다. 엔젤리너스커피 2개, 탐앤탐스커피, 커피빈, 스타벅스 2개, 도로시, 카페네스카페, 투썸커피, CNN Cafe 등이 있다.

이중 커피빈은 대로변 1층에 위치해 있는데, 1층 테라스(외부매장)를 금연구역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흡연구역으로 이용하고 있다. 금연거리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은 흡연단속에 걸리지만, 금연거리에 있는 커피빈 매장에 앉아 담배를 피우면 흡연단속을 피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커피빈 관계자는 "금연거리에 있는 매장이기 때문에 금연 표시를 해뒀지만 고객들이 흡연하는 것을 강제적으로 막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털어놨다.

탐앤탐스커피는 대로변 건물 2층에서 영업 중이다. 한 켠을 흡연구역으로 지정하고 흡연구역의 경우 대체로 접이식문을 열어두고 운영한다. 카페네스카페 역시 마찬가지다. 거리에서는 환경오염 방지, 시민건강을 위해 금연을 하고 있는데, 공중에서는 버젓이 담배연기를 뿜어대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탐앤탐스커피 관계자는 "그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1층이 아니라서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다. 금연구역(거리) 정책을 확인해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커피전문점의 환경보호 시도는 호응을 얻고 있지만, 일부에 국한되거나 보여주기 식에 그쳐 제대로 된 환경보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