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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보금자리론 이용자 진짜 바가지 썼나?

박지영 기자 기자  2012.07.31 16: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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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주택금융공사(HF) 보금자리론 이용고객들이 그동안 ‘바가지’를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완종(선진통일당) 의원을 통해 밝혀졌는데요, 성 의원 측에 따르면 HF는 지난 3년간 보금자리론 주기상환수수료로 총 1100억원을 거둬들였습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9년 214억원 △2010년 321억원 △2011년 366억원 등으로 차츰 그 수가 늘고 있는데요, 실제 올 상반기에만 조기상환수수료로 199억원을 벌어들였다니 HF 측 ‘장삿속’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처럼 짧은기간 동안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었던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는데요, HF 측 수수료율이 시중은행보다 최고 2%포인트 높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A씨가 HF로부터 보금자리론 1000만원을 대출받아 1년 내에 갚았다면 수수료로 20만원을 내야 합니다. 또 3년 내에 갚았다면 15만원, 5년 이내면 10만원을 물어야 하는데요, 이 수수료가 시중은행권에 비해 비싸다는 겁니다.

통상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수수료는 3년 이내 조기상환할 경우 1% 안팎을 넘지 않습니다. 심지어 변동금리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탈 경우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러한 탓에 일각에선 HF 측이 조기상환수수료로 적자를 모면하려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2010년 HF의 당기순이익은 252억원으로 그해 거둬들인 수수료보다 적었습니다.

그러나 HF 측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3년간 중도상환수수료로 총 1100억원 징수한 건 사실이지만 대부분 손실보전에 사용했다는 게 HF 측 전언입니다.

즉, 평균 20년 만기 고정금리대출을 5년 안에 조기상환할 경우 주택저당증권(MBS)을 산 기관투자가의 손실을 HF 측이 메워 줘야하는 탓에 수수료율이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지난 3년간 1100억원을 거둬들인 건 맞지만 MBS 발행을 통해 대출재원을 마련하는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얘깁니다. 

HF 측 볼멘소리를 들어보니 어느 정도 그들의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HF는 공공기관으로서 국민들로부터 ‘(수수료도) 싸고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합니다.

HF 측이 MBS 발행 최적화 등을 통해 총 3차례에 걸쳐 올해 보금자리론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나 내린 것도 이러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일 겁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그 자세를 끝까지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