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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 콜센터상담사⑤] 상담사, '아웃소싱'보다 직영선호

아웃소싱업체들의 저가입찰 근무여건 급여에 악영향

이혜연 기자 기자  2012.07.31 09: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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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고객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콜센터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콜센터 운영 업체는 자체운영과 아웃소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은 아웃소싱 업체에 위탁해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추세다.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콜센터 인력수급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콜센터 종사자 17만6075명중 수요기업 아웃소싱 종사자가 3만3543명, 공급기업 아웃소싱 종사자 3만9768명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아웃소싱이 콜센터 산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아웃소싱업계 종사자인 상담사들의 근무환경을 둘러싼 문제점과 그 해결책을 찾아봤다.

콜센터 운영은 크게 인하우스(직영)와 아웃소싱 형태로 나뉜다. 아웃소싱 콜센터는 수요기업으로부터 오더를 수주해 파견이나 도급 형태로 인력만 보내거나 시설까지 토탈로 운영해주는 형태를 띠고 있다. 직영의 경우는 자체시설과 인력으로 콜센터를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공공부문을 비롯해 금융, 유통, 제조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아웃소싱형태로 콜센터를 운영하고, 통신을 비롯해 일부 금융기업들은 분사 기업이나 자회사에 콜센터를 맡기고 있다. 이 경우 일부 파견이나 도급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자체인력이다.

직영의 경우, 수요기업에서 직접 운영하면서 고객의 서비스와 전문성 갖고 있는 반면, 아웃소싱은 다양한 업종의 콜센터를 운영함으로써 △DB운영의 노하우 △콜센터 관리능력 △상담사의 업무수행능력 △콜센터 운영경험 등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입찰가격·낮은 입금 매번 바뀌어

사용기업들이 직영으로 콜센터를 운영하지 않고 아웃소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문성확보다. 그러나 이면에는 노동의 유연성확보와 비용절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8월부터 개정되는 파견법에 따르면, 사내하도급과 차별시정 기준이 강화된다. 따라서 아웃소싱을 주는 기업이나 받는 기업이나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또한 아웃소싱업체들이 입찰에 있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낮은 가격이다. 입찰이 1~2년에 한번씩 치러지면서 매번 운영업체가 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입찰에 성공해 살아남는다 해도 상처투성이다.

이러한 상황은 고스란히 콜센터 상담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콜센터가 상담사들의 인건비를 고정시키고 입찰을 실시하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경우에는 상담사 급여에까지 손을 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입찰에서 이러한 상황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의 경우 높은 가격을 제시한 기업이 떨어지고 낮은 가격을 써낸 기업이 선정되면서 상담사 급여가 20만원이 넘게 차이를 보였다. 즉 아웃소싱업체들의 따고 보자는 식의 수주로 인해 사용업체에서 요구하는 정상적인 운영보다는 단가에 맞추는 운영에 급급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같은 일 하고도 소속 다를 경우 임금격차↑

아웃소싱기업 콜센터 담당자와 직영업체 담당자와의 인터뷰한 결과, 상담사 수급면에서 직영이 더 수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사들이 아웃소싱기업보다 직영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직영콜센터의 경우 모기업이라는 안정적인 수익이 있어 상담사들의 근무 환경이나 급여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아웃소싱업체 종사자들의 경우 같은 사용업체에서 근무하더라도 소속에 따라 급여가 달랐다. 같은 일을 하고도 어느 아웃소싱업체 소속이냐에 따라 급여나 복리후생 교육수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직영콜센터의 경우, 상담사들의 이직감소를 위해 심리상담사를 운영하거나 상담사 근무환경개선, 임금개선 등에 많은 심혈을 기울인다. 반면 아웃소싱기업의 경우, 독자적으로 심리상담사를 운영하기란 현 상황에서는 힘든 일이다.

또한 상담사들의 최고 스트레스인 못난 고객들에 대한 대응도 직영콜센터나 의지가 강한 고객사를 둔 아웃소싱 기업들이 적극적이다. 대부분의 아웃소싱 기업에서 종사하는 종사자들의 경우, 회사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서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교육의 경우에도 고객사의 동의 없이 장기간 외부 교육을 보내는 것에도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아웃소싱 정착위해 ‘상생’ 필수

콜센터 산업에서 아웃소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웃소싱이 정상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에 있어 두 기업 중 한 기업이라도 불이익을 본다면 상생관계는 지속되기 힘들다. 서로간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다.

상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 아웃소싱업체 관계자는 “아웃소싱업체 소속 상담사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위해 본사와 똑같은 복리후생을 적용하고 있다”며 “상담사들이 고객사에 대한 소속감을 가질 때 ‘신뢰’가 쌓이고 고객만족도 보장 된다”고 말했다. 또한 “고객사에 바라는 점으로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을 위해 정보를 공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부기업에서는 파견인력들의 정규직 전환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이템베이의 경우 파견인력중 1년이 지난 인력에 대해서는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도 1년이 지난 상담사의 경우 계약직으로 전환해주고 계약이 만료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 제도를 시행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아웃소싱업체 한 관계자는 “아웃소싱업체의 경우 상담사들이 사용업체로 소속 전환돼 산술적으로는 매출이 감소하지만 이직률 감소와 부대비용 감소로 인해 오히려 이득이다”며 “무엇보다도 상담사들이 목표를 가지고 좀 더 나아지려는 모습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상담사나 업체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채용시장에서 웃지 못 할 사건이 있었다. 대학졸업생이 대학교 졸업을 숨기고 고등학교 학력으로 지원한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취업이 늘면서 생겨난 해프닝이다. 콜센터 업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아웃소싱기업이 낮은 가격에 일을 수주해오면서 인건비가 비싼 경력자보다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신입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취업을 희망했던 40대 경력자는 자기경력 대부분을 삭제하고 신입으로 입사에 성공했다.

이러한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나야 한다. 소속이 어디냐에 따라 상담사들의 급여를 비롯한 근무여건이나 마음가짐이 달라지지 않게 하기위해서는 아웃소싱업체나 사용업체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